“일자리센터, 알짜 정보 가득… 검색도 편해”

나는 이렇게 취업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엄마가 운영하던 가게에서 10여년 일손을 도운 것 외에는 결혼 후 줄곧 집안 살림만 했다.

 

생활고로 힘들어 하는 남편을 위해, 또 건강이 좋지 않아 가게 문을 닫은 엄마를 위해 취업을 결심하고 난생 처음 직장 구하기에 나섰다.

 

‘취업 대란, 청년 실업률 사상 최대’ 언론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그런 말들을 쏟아내 직장 구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짐작한 나는 아무래도 서울에 일자리가 더 많을 것 같아서 일산에서 서울을 수십차례 왕복했다.

 

그러나 수십 통의 이력서를 쓰고 오랜만에 하이힐까지 신은 채 발이 부르트도록 면접을 보러 다녔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실 뿐이었다.

 

가까운 주변의 일자리를 찾아 생활정보지를 뒤지기 시작했지만 서른이 넘은 나이에 학력도 경력도 없는 나에게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그러다 한군데에서 합격통보를 받았는데, 설레는 마음에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새 직장으로 첫 출근을 한 나는 펑펑 울면서 집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단순한 사무직이라고 알고 있었던 것과는 달리 사채업체 사무실이었던 것이다.

 

직장인으로서의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취업을 하기 위해 가졌던 열정과 용기는 누구보다도 컸지만 이어지는 불합격 통보와 어이없이 속아서 들어가야 했던 사채업체 사무실은 내게 취업이란 두 글자를 포기하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결국 취업을 포기하고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지내던 내게 친구처럼 지내던 이웃 언니가 취업을 했다는 소식에 마련한 축하자리에서 뜻밖의 좋은 정보를 얻게 되었다.

 

“아이가 둘이나 있는 내가 별로 고생하지 않고 단번에 취업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경기일자리센터 덕분”이라는 말에 일자리센터를 알게 된 것이다.

 

지역에 국한된 일자리센터이기 때문에 정보가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것은 오산이었다. 경력직은 물론이고 신입이나 단기 아르바이트, 일용직까지 온갖 일자리 정보가 망라되어 있는게 아닌가. 게다가 쉽고 편하게 검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여성의 일자리만 따로 볼 수도 있고, 급여와 근무 시간도 대부분 정확히 기재돼 있었다.

 

결국 어렵던 취업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고 면접을 본 회사 가운데 한 곳에 출근, 집에서 가까운 경기도에서 드디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첫 출근을 하기 전날 밤, 아직 젊고 열정적인 내가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 사실, 그리고 나의 못다 이룬 꿈을 위해 뛸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에 소풍 떠나는 아이처럼 마냥 들떠 있었다.

 

작은 물류센터에서 사무직을 맡고 있는 나는 미숙하지만 첫 출근하던 날의 초심을 잃지 않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고 있다.

 

고양시 신영주씨(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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