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어촌 방과후학교’ 살려야

농산어촌의 자녀교육은 대부분 학교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가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특히 지역사회의 문화·교육시설이 부족한 농산어촌에서는 학생들이 방과후에 갈 곳이 없고 이러한 학생들을 방치할 경우 탈선하기 쉬우며 도시와의 학력 격차가 커져 이농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방과후학교는 농산어촌 지역의 학생들에게 방과후에 양질의 배움과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하고도 유일한 수단이다.

 

이처럼 농산어촌 방과후학교의 필요성은 절실하나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학교가 소규모여서 적은 수강생과 불편한 교통으로 우수강사 확보가 쉽지 않고, 학부모의 낮은 경제적 여건으로 수익자 부담 운영이 어려워 이중 삼중의 고충을 겪고 있다. 시행 5년을 맞아 방과후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새롭게 모색해 보아야 할 시점에서 ‘농산어촌 방과후학교’를 살리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언해 보고자 한다.

 

첫째, 방과후학교 거점학교 형태로 수준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농산어촌 학교들은 대부분 소규모인데다 수강생이 적어 수준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어렵다. 따라서 권역별로 3∼5개 학교를 연계하여 거점학교를 정하고 방과후에 거점학교에서 수준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방과후 수업전에 학생들을 태워다 주고, 수업후에 안전귀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스쿨버스나 계약택시 같은 이동수단을 지원해주어야 한다.

 

둘째, 농산어촌 방과후학교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우수강사를 확보해야 한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수강사 확보에 있다. 그러나 농산어촌은 도시에 비해 수강생이 적고, 먼 거리로 인해 이동시간과 교통비용이 더 소요되어 취업을 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수강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농산어촌 강사들에게 교통비와 특수여건 수당을 지원해 주어야 한다.

 

셋째, 다문화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자녀를 대상으로 언어습득이나 읽기, 글쓰기, 기초 수학 같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사회 통합 및 문화 이해의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넷째, 지역사회 연계·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이다. 농산어촌의 경우, 도시에 비해 교육·문화 혜택이 부족하기 때문에 학교가 지역사회교육과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농산어촌 방과후학교 활성화를 위해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보다 밀접한 연계·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지원센터가 중심이 돼 지자체, 대학, 기업, 지역사회 기관들과 협약을 맺어 지역사회에 있는 다양하고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을 지속적·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다섯째, 농산어촌 학교의 교육 환경 개선이다. 농산어촌 학생들이 보다 즐겁고 행복한 오후를 보낼 수 있도록 각종 시설과 교수·학습자료 등 교육 환경을 개선해 주어야 한다. 방과후학교의 목표중에 중요한 하나는 교육복지 구현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격차를 해소해야 하며 방과후학교에서는 계층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자유수강권을 주고 지역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농산어촌 방과후학교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수강권 예산은 해마다 늘었으나 농산어촌 방과후학교 사업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획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농산어촌 방과후학교’를 살려야 한다.

 

정종민 가평교육지원청 교수학습과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