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려진 통행량 예측으로 7년간 수백억 혈세 낭비
“당초 타당성 검토했던 연구기관까지 책임 물어야”
인천시가 오는 2034년까지 매년 재정적자금 수백억원을 보존해줘야 할 원적산 민자터널을 결국 인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때문에 당초 주먹구구식 추정 통행량으로 혈세 수백억원을 낭비한데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시는 추정 통행료 90%를 보장해 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MRG)에 의해 적자분을 보전해주고 있는 문학·천마·만월산터널 등 민자터널 적자 보전체제 개선을 검토한 결과, 원적산 터널은 인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시비 584억원과 민자 543억원 등이 투입된 원적산 터널의 추정통행량은 하루평균 3만5천대(지난해 기준)이지만, 실제 하루평균 1만대로 추정치 대비 통행량이 28.2%에 그치고 있다.
사업 추진 당시 터널 일대의 각종 도로 개설 및 개발사업 등을 모두 반영해 추정 통행량을 산출했지만, 이후 개발사업 등이 변경·지연·취소된 것들은 따로 반영하지 않는 등 추정치가 부풀려졌기 때문이다.
시는 MRG에 의해 민자터널 측에 대해 지난 2004년 7월 개통 이후 이듬해인 지난 2005년 23억원, 지난 2007년 52억원, 지난 2009년 59억원, 지난해 64억원 등을 지원해줬고 올해도 70억원 지원이 예상되는 등 7년여 동안 혈세 443억원으로 민자터널 적자분을 메꾸고 있다.
특히 시는 오는 2034년까지도 통행량이 늘지 않아 모두 1천780억원을 지원해줘야 할 것으로 분석되자, 계약서에 따라 791억원을 주고 터널을 인수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민자분 사업비 543억원을 아끼려다 잘못된 통행량 분석으로 그동안 적자분 지원금과 계약 해지에 따른 지급금까지 2배가 넘는 1천234억원으로 되갚는 등 혈세 691억원만 낭비한 것이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이 사업을 계획했던 지자체의 정책 결정자와 실무책임자 등은 물론, 타당성을 검토했던 연구기관까지 모두 혈세 낭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민자사업들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통행량이 예상보다 너무 적어 많은 예산이 투입된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사업 추진 당시 통행량 추정치는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가 적정하다고 판단, 승인한만큼 틀렸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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