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속에 구제역이 묻혔으면…”

황은성 안성시장, 한파속 방역근무 직원들에 ‘격려 편지’ 눈길

‘하얗게 내린 눈속에 구제역이 묻혔으면 좋겠습니다.’

 

황은성 안성시장이 구제역과 AI(조류인플루엔자)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한파속에서 방역근무에 나서고 있는 전 직원에게 격려 편지를 보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황 시장은 지난달 24일부터 13일까지 축산농가와 직원들을 향한 애틋한 사연을 담은 5통의 편지를 3~5일 간격으로 전 직원에게 발송했다.

 

황 시장은 편지를 통해 ‘한파가 몰아치는 추운 날씨에도 불철주야 도로에서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구제역 초소에 근무하는 공직자들에게 시장으로서 해줄 것이 없어 안타깝다’며 자신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

 

또 그는 ‘지난해 12월24일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이 안성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전 직원 비상 대기를 발령한 뒤 지역 내 주요 가축 이동통로에 초소 6개를 설치하고 예방 방역에 나섰다’며 ‘시장으로서 당연히 지시하고 직원들에게 현장에 임할 것을 주문했지만 때마침 가족들과 오손도손 크리스마스 이브날을 보내야 할 공직자들이 구제역 확산 방지 차단 방역에 나서는 것이 상당히 안쓰러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특히 그는 ‘지난 6·7일 이틀에 걸쳐 청정지역인 전국 제일의 안성축산단지에서 구제역이 발생되자 침통함과 침울함에 빠졌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끝으로 황 시장은 ‘축산농가에서 구제역이 확산돼 한우와 돼지 등을 살처분하고 있는데 오리농장에서 AI까지 발생했지만 하얗게 내린 눈속에 구제역이 묻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한 공직자는 “구제역 차단에 직원들도 힘들지만 지역 축산 농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입술이 불어 터지는 등 몸을 아끼지 않는 황 시장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며 “직원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구제역 사수에 더 분발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성=박석원기자 swpar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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