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위기’ 도시개발공사 市가 ‘부채질’

수년간 감정평가로 각종 토지 출자… 최고 200% 과다평가 ‘고의성’ 드러나

인천도시개발공사(도개공)가 감사원으로부터 감자 지적을 받아 부도 위기에 놓인 가운데(본보 2010년 12월27일 1면), 인천시가 고의적으로 도개공의 자본금을 수년 동안 부풀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문에 향후 도개공의 감자 등 자본 조정이 불가피한만큼, 당장 시의 긴급 자금 수혈 없이는 지방공기업 최초로 부도를 맞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9일 시와 도개공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3년부터 도개공에 현금 1천214억원과 현물 1조7천473억원 등 모두 1조8천687억4천720만6천819원을 출자했다.

 

그러나 시는 도개공에 장부가액이나 공시지가 등으로 각종 토지를 출자해오다 지난 2007년부터는 감정평가에 따른 토지금액으로 바꿔 출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정평가로 출자된 부지는 GM대우 연구 및 개발(R&D) 부지 47만5천263㎡와 로봇랜드 조성부지 76만7천287㎡ 등을 비롯해 용유무의관광단지 조성부지, 숭의종합운동장 등 모두 1조4천725억원에 이른다.

 

감정평가가 이뤄진 토지는 통상 공시지가보다 최소 1.4배 이상 높은 점을 감안하면 지난 4년여 동안 출자된 자본이 140~200% 과다 평가됐다.

 

시는 U-City 조성사업인 투모로우시티(사업비 1천197억원)와 숭의운동장, 인천대부지 등 3천23억원 상당의 토지는 사업 종료 후 기부체납 등으로 반환조건인데도 이를 출자해 고의적으로 자본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GM대우 R&D부지의 경우 감사원으로부터 이미 ‘2천929억원을 감액하라’고 지적받자 1천171억원만 감액한 뒤 출자금 조정을 통해 자본을 줄였는데도, 또 다시 지난 2009년 쓸모없는 인근 유보지 2만9천092㎡(292억원)를 출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도개공은 이같이 편법으로 부풀려진 자본을 토대로 현재까지 공사채 5조6천718억원을 발행, 각종 개발사업에 투입해왔다.

 

송영길 시장은 “도개공에 출자된 현물의 장부가액도 엉망이었는데 감정평가를 통해 더 부풀려지는 등 그동안 잠재된 도개공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도개공 재정에 대한 진단이 끝난만큼, 앞으로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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