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파동’ 원유 공급대란 우려

도내 낙농가 산유량 20% 급감, 개학땐 우유 등 공급차질 불가피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장기화 국면을 맞으면서 낙농가들이 원유공급량을 채우지 못해 우유 및 유제품의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5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지역에는 국내 젖소 사육두수의 40%인 17만4천여두를 사육하고 있으며 이날까지 구제역 발생으로 7%인 1만2천여두가 살처분 됐다.

 

이에 따라 여주, 이천, 양평, 안성, 화성 등 낙농가들의 산유량이 20% 이상 급감하고 있어 비수기를 지나 학생들이 개학하는 3월까지 구제역이 계속될 경우 신선우유와 조제분유·아이스크림, 버터·치즈 등 유제품 생산의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도내 낙농가의 원유생산량은 지난 11월 6만7천982t으로 전국 생산량의 30%에 이른다. 현재 도내 젖소의 약 7%가 살처분된데다 구제역이 지속적으로 확산되면서 백신 접종과 살처분 젖소가 늘어날 경우 공급 대란은 불가피하다.

 

이천의 A목장은 120여두 젖소를 키우면서 하루 1천250kg의 원유를 우유제조업에 납품해 왔으나 최근 구제역 발생 이후에는 870kg을 공급하는데 그치고 있다.

 

특히 B우유제조업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하루 평균 원유 물량 1천950t의 약 8%에 해당하는 156t 가량을 공급받지 못하는 등 구제역 장기화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구제역으로 인한 원유생산량 부족으로 국내 분유 재고량도 평상시보다 1천t가량 부족한 5천t을 유지하고 있어 정부는 일단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분유 시장접근물량(MMA) 1천34t을 1월 중순께 조기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시장 상황을 봐가며 비축물량을 방출하고 수입물량도 확대할 계획이다.

 

B우유제조업체 관계자는 “현재 비수기여서 제조·판매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학생들이 개학하는 3월이면 원유공급 차질로 인해 현재 1ℓ당 1천990원대의 우유 가격이 최소 30~40% 인상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국내 원유 생산량의 74%가 신선우유로 공급되고 나머지 26%가 분유, 아이스크림, 치즈 등의 유제품으로 공급되고 있다.  최원재·권혁준기자 chwj74@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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