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 새벽을 여는 중구 항동 인천공판장
지난 1일 새벽 5시께 인천시 중구 항동 연안부두 인근에 위치한 수협중앙회 인천공판장.
아직 많은 이들이 잠든 시간인데도, 어둠을 뚫고 차량들이 한대 두대 들어서기 시작했다.
영화 10℃를 밑도는 추운 날씨 속에서 꽁꽁 얼어붙은 손과 발 등을 입구에 피워놓은 모닥불에 녹이면서 남들과는 다르게 새해를 맞이하고 있었다.
이윽고 5시30분이 되자 사무실에서 경매사 5명과 경매인 30여명이 나오면서 삼삼오오 흩어져 있던 100여명이 “따르르릉” 울리는 종소리와 함께 공판장 한켠으로 몰려 들었다.
3천㎡의 넓은 공판장에 인천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각종 수산물들이 올라왔다.
특히 광어, 홍어, 간재미, 쭈꾸미 등 저인망으로 잡아올린 물고기들이 주인을 기다리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허이~핫”이라는 경매사의 구령소리에 맞춰 시작된 경매는 가장 오른켠에 위치한 대구부터 시작됐다.
서해 조업상황 악재 털고
새해엔 힘찬 뱃고동 소리
경매시장 활기 넘쳐나길
마치 프로야구 경기의 도루 사인처럼 각 경매사들의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였고, 동시 다발적으로 경매사 10여명이 사인을 보내자 마자 “2만5천원의 56”이라는 소리와 함께 대구 한상자에 대한 경매가 끝났다.
어부 박모씨(59)는 “잡은 메기가 얼마에 팔리나 보러 왔는데 이렇게 추운 날씨에는 이 정도 가격이라도 받은 게 다행”이라며 “요즘 많이 잡히지 않아 고민인데 올해는 더 많이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750여상자에 대한 경매가 한줄 한줄 옆으로 움직이면서 진행되는 사이, 중도매상들은 중매인들이 낙찰받은 물건을 선별하고 있었다.
“빨리 빨리 합시다”, “생선 상해 조심해” 등 곳곳에서 고함소리들이 오고 갔지만 다들 오랜 친구처럼 호흡을 척척 맞추며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화물트럭으로 생선상자들을 옮겼다.
동구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주모씨(58)는 “생선을 더 싸고 싱싱하게 구하려고 2개월째 매일 나와 경매를 지켜 보는데 여기만 오면 사람들이 사는 것 같아 힘이 난다”며 “오늘은 사려던 병어를 구하지 못했지만 쭈꾸미라도 좀 사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창노 인천공판장 경매실장은 “요즘 서해바다 조업상황이 남북관계 등으로 좋지 않다”며 “물량이 많이 들어와야 많이 사러 오고 경매가도 잘 나오는만큼 올 한해는 남북관계가 잘 풀려 서해바다 사정이 좋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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