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복장 부평사랑방봉사단, 어린이집 6곳 방문 아이들 “진짜 할아버지 산타오셨다” 어르신 반겨
“규민이는 착하고 어른들 말도 잘 듣는데 편식만 안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는 반찬 가리지 말고 잘 먹어요.”
지난 24일 오전 10시 인천 부평구 산곡동의 한화샛별어린이집에서 빨간 망토에 빨간 모자, 그리고 수염까지 산타할아버지 복장을 한 어르신들이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눠줬다.
매년 이맘 때면 어린이집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나타나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기는 하지만, ‘검은 머리의 산타클로스’가 아닌 ‘백발의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로부터 아이들도 수염을 당기거나 산타의 존재를 의심하는 일 없이 사뭇 진지하게 병원놀이 세트, 인형, 로봇 등의 선물을 받았다.
부평노인복지회관에서 노인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부평사랑방봉사단 어르신 6명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 등을 심어주기 위해 지난 22~24일 산타할아버지로 변장, 어린이집 6곳을 방문,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줬다.
어린이집을 방문해 구연동화를 읽어주고 한자를 가르치는 올해 부평사랑방봉사단 활동은 마무리됐지만 어르신 6명은 이와는 별도로 어린이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어르신들은 2인 1조로 각 어린이집을 방문, 1~5살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의 의미와 유래를 설명한 후, 어린이들 부모가 준비한 선물과 나쁜 버릇이 담긴 쪽지를 받아 한명 한명에게 고칠 점을 당부하면서 선물을 건넸다.
지난해는 대학생들이 산타클로스로 분장, 산타클로스가 아니라며 우는 어린이들이 속출했지만, 올해는 이같은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부평구 청천동에 사는 김정인양(4·여)는 인형을 받아든 채 “정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을 줄 지는 몰랐다”며 “오늘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관계자도 “진짜 할아버지들이 오니 어린이들 반응이 너무 좋고 어린이들에게 잘해주셔서 기분이 좋다”며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크리스마스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로 변신한 홍현숙 할머니(63·인천시 부평구 산곡동)는 “지난 30여년 동안 자원봉사를 펼치하면서 보람을 느꼈지만 오늘은 특별했다”며 “산타클로즈 할아버지가 돼 손자·손녀들에게 선물을 준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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