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비상용 위성전화기 ‘무용지물’

서해5도 면사무소 등 17곳 설치… 사용실적은 全無

대당 수백만원을 들여 서해5도에 설치된 비상통신용 위성전화기가 사용실적이 전무,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9일 옹진군에 따르면 군은 무·유인도 100여곳으로 이뤄진 지형적 특성을 감안, 지난 2005년 예산 3천500만여원을 들여 군청과 면사무소 7곳, 출장소 2곳 등 9곳에 대당 200만원(기본요금 매월 1만5천원)인 비상통신용 위성전화기 17대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면사무소들마다 비상용 위성전화기가 1대씩 보급됐고 연평도, 백령도, 대청도 등 서해5도 면사무소에는 재난관리용으로 1대씩이 추가로 설치돼 있다.

 

위성전화기는 지구 1천400㎞ 상공에 위치한 저궤도 위성을 이용, 송·수신하는만큼 지상의 모든 통신망이 파괴돼도 연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지난달말까지 각 면사무소에 보급된 비상통신용 위성전화기 사용실적은 전무하다.

 

특히, 지난달 23일 북한의 포격을 받은 연평도의 경우, 정전으로 한동안 휴대전화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비상통신용 위성전화기를 이용, 육지에 연락을 취한 공무원은 없었다.

 

주민 이모씨(56·옹진군 연평면 중부리)는 “면사무소에 비상통신용 위성전화기가 설치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지난달 23일 북한의 포격이 단행됐을 때도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대당 수백만원 하는 비상통신용 위성전화기를 설치만 하고 사용하지 않는다면 주민 혈세만 낭비한 셈”이라고 말했다.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웬만한 상황에선 유·무선 전화가 연결되는만큼 비상통신용 위성전화기 필요성을 쉽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열기자 tree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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