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가좌동 축산물 도매시장
“TV에서 구제역 ‘구’자만 나와도 손님 발길이 뚝 끊겨요. 가뜩이나 경기도 좋지 않은데 이젠 정말 할 말도 없어요.”
7일 오후 1시께 인천시 서구 가좌동에 축산물 도매시장 인근 S정육점,
이곳에서 30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정보균씨(55)는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계속 가게 밖을 둘러봤다.
평소에는 오전 7시 문을 열면 문 닫을 때까지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지만 구제역 발생 이후 주부들이 많이 찾는다는 대낮에도 김장 고기를 찾는 손님만 이따금 들릴 뿐이었다.
정씨는 “이틀이면 소 한마리가 나갔지만 지금은 구제역이 터지기 전에 잡은 소가 지금도 있다”며 “소가 제일 많이 사육되는 전라도까지 방역망이 뚫린다면 그때는 정말 난리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구제역 파동으로 소비심리 꽁꽁
상인들 “지역 고기 안전한데…” 한숨
지난달 29일 경상북도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 정부가 긴급대책에 나선 가운데 여파가 수백㎞ 떨어진 인천지역으로도 번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발생한 강화 일대 구제역 파동와는 달리 경상북도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이로 인해 사그라든 소비심리는 겨울 한파와 함께 얼어 붙었다.
정육점 직원 문모씨(30)는 딸랑이는 출입문 방울소리가 손님인줄 알고 벌떡 일어섰지만 매서운 바람에 흔들리는 방울소리만 확인하고 있던 자리로 힘없이 돌아갔다.
문씨는 “돼지고기까지 찾기 힘들어져 가격이 10% 올랐지만 손님들한테 그 가격에 받을 수도 없어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벼락같은 구제역 파동에 손님들은 줄었지만 상인들은 이곳에서 취급하는 소나 돼지 등은 모두 강화도나 인천, 경기도 인근 등지에서 가져온 고기라며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찾아줄 것을 호소했다.
상인 이모씨(34)는 “평소에도 경상도 고기는 그쪽에서 소비되지 이쪽에선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가 없다”며 “구제역이야 언젠가는 잠잠해지겠지만 고객들 얼굴 보기 힘들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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