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바다’ 서해 5도 中 어선들 꽃게 싹쓸이

하루 300척씩 몰려와 불법조업 기승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우리 어선들이 출어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틈을 비집고 중국어선들이 서해 우리 영해에서 꽃게를 싹쓸이하는 등 불법 조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일 해경에 따르면 옹진군 백령도와 대청도 등 서해 5도 인근 서해북방한계선(NLL) 이북 우리 영해에서 금어기가 해제된 중국어선들이 지난 10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하루평균 200~300척씩 몰려와 꽃게 등을 싹쓸이하고 있다.

 

이날도 NLL 이북 우리 영해에선 짙은 안개에도 불구, 중국어선 193척이 꽃게 등을 잡는 등 불법 조업하고 있었다.

 

연평도 인근 해상에선 안전을 이유로 어선 출어가 계속 통제 중인 가운데, 백령도와 대청도 등 나머지 서해5도 어장에선 조업이 이달 말까지 허용됐다.

 

하지만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한미합동훈련으로 출어하는 우리측 어선들이 많지 않아 접적지역의 한국측 해역은 사실상 ‘무주 공산’인 셈이다.

 

특히 중국어선들은 연평도 복구 지원 등을 위해 해경 함정 등이 자주 동원되고 있어 해경의 단속이 허술할 것으로 보고 이 해역에서 집중적으로 꽃게들을 싹쓸이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짙은 안개가 자주 끼고 있어 중국어선들이 우리 영해에서 불법 조업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해경은 불법조업 중국어선으로 지난 2008년 64척(490명), 지난해 61척(442명) 등을 비롯해 올 들어 현재까지는 52척(400명)을 나포했다.

 

해경은 불법 조업하고 있는 중국어선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하고 서해 NLL 근해 어장에 1천~3천t급 경비함정 4척을 투입, 단속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서해 최북단 해역에 긴장이 고조돼 북한을 자극할 수 있어 무리한 단속은 자제하고 있지만, 최근 기상 악화를 틈타 중국어선들이 우리 영해를 침범, 우리 어민들이 쳐놓은 어구를 훼손하거나 불법 조업하는 사례들이 빈발하고 있어 단속을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열기자 tree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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