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교육청, 거꾸로 가는 영어교육

도교육청, 내년 원어민 보조교사 200명 감축
 학부모들 “교육 차별·사교육비 증가” 반발

경기도교육청이 영어공교육활성화를 위해 도내 초·중·고교에 배치한 원어민 보조교사를 내년도에 무려 200명이나 감축하기로 결정, 일선 학교 및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도교육청은 소규모 학교 등을 위주로 원어민 보조교사를 감축키로 해 상대적으로 학습여건이 열악한 학교의 교육차별을 부추긴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는데다 향후 원어민 보조교사 미배치 학교의 기피현상 가중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도내 2천183곳의 초·중·고교 가운데 초교 1천104곳, 중학교 551곳, 중학교 377곳 등 2천32개교에 2천256명의 원어민 보조교사를 배치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도에 8.8%에 해당하는 200여명을 감축, 운영키로 결정했다.

 

감축대상 학교는 ▲원어민 보조교사 비희망교 ▲원어민 보조교사가 2명인 학교 ▲소규모 및 수업실수가 18시간에 못미치는 학교 ▲원어민 보조교사 장기지원(5년 이상) 학교 ▲영어회화전문강사 보유학교 등이다.

 

이에 따라 구리·남양주 지역 18명을 비롯해 수원 16명, 고양 16명, 성남 9명, 안양 7명, 안성 7명 등의 순으로 원어민보조교사가 줄어들게 되며 현재 2명 배치학교 81곳(초 46, 중 26, 고 9)은 원어민 보조교사가 1명으로 줄고, 나머지 119곳의 학교는 원어민 보조교사가 없어지게 된다.

 

도교육청은 원어민 보조교사 감축이유를 현재 원어민 보조교사 배치가 100%를 넘어선 상황에서 영어교육은 일반 교사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도교육청의 원어민 보조교사 감축계획이 알려지면서 일선 학교 및 학부모들은 ‘선진 영어교육 정책’에 위배될 뿐 아니라 교육차별 및 사교육비 증가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 김모씨(48)는 “가정형편도 넉넉치 않은데다 시골 소규모 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그나마 원어민 보조교사에게 영어를 배워 흥미를 느끼고 있는데 원어민교사를 줄이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더군다나 소규모 학교 위주로 감축하는 것은 학습여건이 열악한 시골 학교를 더욱 사장시키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수원의 A초교 관계자는 “5년 이상 원어민 교사 지원을 받아 학교 인기가 높은 상황에서 만약 원어민교사 감축대상에 포함될 경우 기피학교로 전락할 것이 뻔하다”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원어민 보조교사 확대가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감축키로 했고 감축 대상 학교에는 원격 화상 영어 강의, 영어마을, 영어회화 전문강사 배치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라며 “내년도 원어민보조교사 지원예산은 늘어나는 등 예산문제에 의한 감축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수철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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