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체육시설 빌려쓰기 힘드네

“관리 어렵다” 체육동호회 개방 꺼리고 사용료도 천차만별

생활체육의 저변확대로 각종 운동 종목의 동호회가 활성화되고 있으나 일선 학교에서 체육시설 개방을 꺼리는 데다 사용료도 천차만별이어서 동호인들이 대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경기도교육청과 일선 학교 등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는 공유재산 관리 조례에 따라 재산(학교시설)을 개인 또는 각종단체에게 교육활동과 재산관리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일시사용을 허가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성남의 A고교는 일반 생활체육동호회나 각종 단체에 학교시설을 대여하지 않고 있으며 성남 B중학교는 지난 8월 신설된 체육관의 사용료를 놓고 C배드민턴동호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C동호회는 성남 B중학교와 D중학교의 체육관을 사용하기 위해 대관료에 대한 협의를 벌였으나 학교 측이 시간당 8천원에 전기료와 냉난비 등을 포함해 연간 1천여만에 달하는 사용료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C동호회는 주변 학교의 경우 시간당 4천500원~5천원의 사용료를 받고 있으나 이들 학교는 너무 비싼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며 회원들의 연대서명을 받아 도교육청과 시의회 등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또 안양·과천지역의 야구동호회와 농구동호회는 과천의 중학교 2곳과 고등학교 1곳에 학교체육시설 사용을 요청했으나, 이들 학교는 대관 자체를 불허했다.

 

야구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모씨(36·과천시)는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주말을 이용해 학교시설을 이용하려고 학교들에 문의를 하면 얘기를 들어보지도 않고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수십 억을 들여 건립한 체육시설들을 주민들에게 활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너무한 처사”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성남 B중학교 관계자는 “체육시설에 대한 관리 예산이 전무한 상태여서 관리를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사용해야 하는 예산을 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역주민들에게 학교시설을 개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교육 여건을 생각해 사용료를 인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원재기자 chwj74@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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