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새출발, 더 행복하세요”

인천지체장애인協, 합동결혼식

“비록 합동 결혼식이지만 아내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힐 수 있어 행복합니다.”

 

19년 전 부인 이부옥씨(40·여·연수구 연수동)를 지인 소개로 만난 5급 지체장애인 김현진씨(46).

 

김씨는 곱게 화장을 하고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부인 이씨를 바라보며 행복함에 눈시울을 적셨다.

 

지난 19년 동안 시어머니 모시랴, 애들 넷 키우랴, 몸이 편치 않은 자신까지 보살피랴 고생만 한 아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인천시지체장애인협회는 지난 19일 인천시 남동구 로얄호텔 영빈관에서 김득린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의 주례로 합동 결혼식을 열었다.

 

이날 결혼식에는 1명 혹은 2명 모두의 장애로 취업과 생활 등 다방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씨 부부를 포함해 모두 10쌍의 장애인 부부가 오늘 만큼은 모든 시름을 잊고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신부 10쌍은 가족 및 후원회원 등 300여명의 하객들 앞에서 성혼서약을 하며 백년해로할 것을 약속했다.

 

특히 63년만에 두번째 결혼식을 올리는 이경선씨(80·여·남동구 만수동)와 뇌 병변을 앓고 있는 김선기씨(76) 부부는 결혼식 내내 서로 손을 꼭 쥐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씨는 “15년 전 교통사고로 김씨가 기억을 완전히 잃어 그동안 마음고생도 많았다”면서 “그래도 남편 덕분에 식을 2번이나 올려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장애인 가정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교정하고 장애인 가족에게 행복한 삶을 선물하기 위해 합동결혼식을 올리게 됐다”며 “장애인들은 만남 자체가 힘들어 결혼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은데, 앞으로는 장애인들이 배우자를 만날 수 있는 맞선 등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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