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과 대화 도중에 평택항이 아직도 고기잡이배가 드나드는 어촌어항 정도로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 5대 무역항으로 성장한 평택항을 지역주민이 모르고 있다니 도의원이라는 신분 이전에 평택항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실망감에 더해 서운한 감정이 앞섰다. 물론 무관심속에 살아가는 지인도 문제가 있었지만 그보다도 부산, 인천, 광양항 등 주요 항만 개발에 열과 성을 다해 집중 투자하는 중앙정부의 항만정책에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평택항은 1986년 LNG인수기지로 개항했지만 무역항으로서 면모를 갖추고 본격적 항만역 역할을 한 것은 2000년 초반이다. 이 짧은 10년 동안 동북아 물류 거점 항만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경기도민과 평택시민의 지대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며 경기도와 평택시의 적극적인 행정지원과 폭넓은 홍보의 효과라 할 수 있다. 현재 평택항에는 컨테이너, 자동차, 철재 등을 선적할 수 있는 36개 선석이 개발 운영되고 있으며 2020년까지 74개 선석을 개발해 세계 유수의 무역항과 어깨를 나눌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평택항이 국내 항만 물류 업계의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서해안권 항만 중 유일하게 미주, 유럽 항로가 개설돼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평택항은 지난해 세계금융위기에서도 다른 여타 항만은 물동량이 감소했음에도 전국 28개 무역항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연도별 물동량 역시 20피이트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할 때 2006년 26만TEU에서 증가한 37만7천TEU를 기록해 전국물동량 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자동차 수출입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3.5%가 증가한 57만9천대로 급상승해 전국 항만 물동량 통계상 처음 있는 고공행진이다. 전국 무역항 서열에 있어서도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국 4위, 자동차 처리량은 2위를 차지해 미래의 다크호스항만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물론 평택항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어 5만 톤급 이상 대형선박이 기항할 수 있고 수도권의 거대시장을 배후에 두고 있으며 100여개의 산업단지가 주변에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무역항만으로서 고객들이 요구하는 최적의 항만 환경은 물류를 위한 배후단지와 항만 내에서 제반 편리성을 제공하는 인프라 시설이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눈여겨 볼 점은 경제가 급속하게 글로벌화 되고 다변화 되면서 세계 중심 항으로서의 선점권, 국제물류와 국내물류의 연계거점, 도로망의 확충, 글로벌 기업의 공급사슬망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평택항은 그동안 항만인프라 시설에 대해 기존의 항만물류업계를 선점하고 있는 부산, 인천항 등 타 항만에 비해 미흡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 평택항만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배후물류단지를 조성하고 있고 평택항 마린센터를 건립해 평택항 CIQ기관 항만관련 업무기능을 집적화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화물유치를 위한 인센티브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평택항에 대해서 모르는 해운 물류 업체의 CEO들이 많다. 화주와 선사들이 평택항의 입출항을 꺼려하는 경우도 있다. 그 원인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따지고 보면 해법은 간단하다. 더 많은 홍보와 항만에 대한 판매 전략이 필요하며 이용자들의 의견을 진실하게 청취해 그 대안을 마련하고 불편한 사항을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정책개발과 평택항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브랜드를 개발해 특성항만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상기 경기도의원(민·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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