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연평어장 어민들 ‘꽃게 갈등’

북방 어로한계선 2마일 북상되면서 ‘구역 싸움’ 팽팽

북방 어로한계선이 2마일 정도 북상 조정되면서 어로구역도 재조정될 예정인 가운데, 덕적 서방어장에서 조업하는 어민들과 연평어장 어민들이 ‘꽃게 어장’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국방부가 최근 현재 북위 37도25분인 북방 어로한계선을 37도27분으로 확장하는 옹진군의 건의(안)을 승인함에 따라 현재 북방 어로한계선은 3.2㎞(2마일) 정도 북상 조정된다.

 

이때문에 덕적 서방어장에서 조업하는 덕적·자월·영흥어촌계원들을 비롯해 백령·연평·대청어촌계원들은 최근 서해 어획량 감소에 따른 어장 확장을 옹진군을 통해 국방부에 건의했다.

 

국방부는 이 가운데 백령·연평·대청어촌계의 어장 확장 요구에 대해선 북한과 대립한 안보상황을 이유로 승인을 거부했지만, 덕적 서방어장 어촌계의 어장확장 요구는 승인했다.

 

덕적 서방어장에는 덕적·자월·영흥도 등 섬 16곳 어민 1천371명이 어촌계원으로 등록돼 있다. 하지만 고급 어종인 꽃게는 선미·이작·문갑·백아도 등 전체 어장 면적 7천30㎢ 가운데 일부인 4~5곳에서만 잡히고 있다. 연평어장 전체가 꽃게 조업구역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연평어장 어민들은 어로한계선이 북상되면 중국쪽에서 산란을 마친 꽃게들의 회유경로와 겹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장구역이 확장되면서 조업구역 제한에 묶였던 덕적 서방어장 어민들이 꽃게 회유경로에서 꽃게를 싹쓸이한다는 것이다.

 

연평어민회 관계자는 “연평어장은 북쪽으로는 북한에 막혔고, 서쪽으론 중국어선들의 불법 조업에 시달리면서 옴짝달싹 못할 형편”이라며 “덕적 서방어장 어민들이 어장을 넓히려고 하는 건 결국 꽃게 길목에서 싹쓸이하자는 것이어서 반대한다”고 밝혔다.

 

옹진군은 꽃게 회유경로를 과학적으로 분석, 어민들의 갈등을 조정하기로 하고 꽃게산란지와 회유경로 등을 조사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인하대 해양과학기술연구소에 의뢰했다. 분석 결과에 따라 북상된 어로한계선과 꽃게 회유경로가 겹치지 않으면, 덕적 서방어장 어로구역을 확정할 계획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배타적으로 조업하는 어장확장문제는 어민들의 생존권이 달려 있어 조정이 쉽지 않다”며 “연구용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열기자 tree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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