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 체육대회’ 참석 독려 논란

공무원들 행사일정 메일에 발끈… 道대외협력담당관실 “참고자료 불과”

경기도가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체육대회에 도의회와 협의 없이 도청과 산하기관의 참석과 지원을 우회적으로 요구하는 이메일을 발송, 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3일 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는 오는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화성시 동탄면의 청려수련원에서 ‘경기도의회 의원 추계 한마음 체육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행사는 족구, 피구 등의 ‘체육대회’와 릴레이, 제기차기 등 ‘명랑운동회’, 열린 노래마당 및 댄스 페스티벌 등 ‘한마음 축제’ 3부로 이뤄져 있다.

 

이같은 행사와 관련 도 대외협력담당관실이 지난달 27일 예년과 달리 도청 전 실국의 각 과장들과 주무 계장들에게 행사일정과 프로그램이 담긴 이메일을 발송, 도 공무원들 사이에서 ‘물품 지원 등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또 이 같은 사실이 산하기관에까지 전달되면서 ‘어떻게 준비해야 되냐’는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행사가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개최되면서 자연스럽게 도청과 산하기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도의 한 공무원은 “그동안 받지 않았던 메일을 받고 실국장이 현장을 갈 수밖에 없어 일정을 조정하는 등 고민하고 있다”며 “도의회가 요구한 것도 아닌데 집행부가 호들갑을 너무 떠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몇년 동안 도의원 자체행사로 진행하던 것과 달리 도의회 사무처 직원 60명이 경기 심판, 바비큐 준비 및 배식, 주차안내까지 담당키로 해 도의원들의 체육대회에 공무원이 시중을 드는 모양새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고영인 도의회 민주당 대표는 “프로그램만 보고받았지 도에 통보한 사실이나 구체적인 행사진행 사항은 들은 바 없다”며 “도의원들의 단합차원에서 열리는 행사인데 집행부가 오히려 너무 무리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 대외협력담당관실 관계자는 “실국장들이 가급적 체육대회에 잠깐이라도 들러서 인사해야 한다는 생각에 일정을 참고하라고 과장, 계장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며 “집행부와 의회가 체육대회를 통해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보낸 것인데 일부에서 확대해석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구예리기자 yell@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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