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반발로 벌써부터 두발·소지품 검사 등 사실상 불가능
전국 최초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일부 중·고교생들이 두발·복장 검사나 야간자율학습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등 일선 학교에서 학생지도를 둘러싼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학교측의 소극적인 학생지도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학부모들의 항의까지 잇따르면서 학생생활지도를 두고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교사들의 고충이 심해지고 있다.
3일 도내 중·고교에 따르면 학생들 사이에서 두발 및 소지품검사, 야간자율학습 강제 등을 금지한 학생인권조례안 통과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실상 기존의 학생지도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남양주시 P중학교의 경우 학생인권조례 본격 시행까지는 6개월여 남았지만 조례제정으로 인해 체벌은 물론 두발 및 휴대폰 검사도 못하고 있다.
학생생활지도 담당교사 Y씨는 “매달 한차례씩 해오던 두발검사를 두달째 못해 남학생들까지 머리를 기르는 경우가 많아지자 일부 학부모들은 두발검사를 하라며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수원시 S중학교 교감 M씨는 “학생들이 두발길이 규제금지가 언제부터 시행되느냐고 묻는 것은 물론, 어차피 앞으로 자유로워지는데 자를 필요가 있냐고 묻기까지 한다”면서 “이같은 분위기로 단속을 못하게 되면서 학교·학부모·교사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등학교의 경우 강제적인 야간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이 금지되면서 학습분위기 와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왕시 E고교 학생생활부장 M씨는 “벌써부터 자율학습을 안하려는 학생이 있는데 앞으로 참여도가 낮아지면 결국 사교육비만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일부 학생들이 인권조례 제정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맘대로 행동해도 되는 것이라고 잘못 인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도교육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에도 학생인권조례안 통과와 맞물려 학생지도에 반발하는 학생들의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한 네티즌은 학교측의 가방검사에 대한 항의의 글을 게재했으며 같은 날 다른 학생은 “자습과 보충학습은 언제쯤 진짜 자율화가 되냐”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박수철·성보경기자boccu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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