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50도 ‘이열치열’로 극복

숨 쉬기조차 어려운 뜨거운 열기… 근로자들 “여름 날씨가 오히려 시원” 너스레 폭염속 용광로 작업현장

“활활 타오르는 용광로와 함께 여름을 나려 합니다.”

 

30도를 훨씬 웃도는 후텁지근한 날씨를 보인 21일 오후 화성시 ㈜대승주물 공장.

 

공장내부로 들어서자 1천700도의 용광로가 활활 타오르면서 숨 쉬기조차 어려울 정도의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실내온도 40도, 체감온도 50도에 육박하는 530㎡(160여평) 규모의 공장내부는 말 그대로 찜통이었다.

 

하지만 10여명의 직원들은 주물사(흙)로 공작기계부속과 수도관 연결 파이프관, 10t에 달하는 호이스트 크레인 등 각 부품의 틀을 만들며 땀방울을 쏟아냈다.

 

이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 쇳물을 부으면 하나의 제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덥지 않느냐’는 물음에 근로자 김모씨(45)는 “이제 만성이 되서 덥다는 생각이 안든다”며 “부채질을 하면 뜨거운 바람이 오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 것이 오히려 시원하다”고 나름의 노하우를 설명했다.

 

27년째 용광로를 담당하고 있는 윤모씨(55)의 체감온도는 더욱 높다.

 

순간 최고 온도가 1천800도까지 올라가는 용광로에 고철을 넣고 불순물을 제거하며, 녹인 쇳물의 성분을 직접 파악해야 하는 등 하루 7~8회(회당 1시간20분 소요) 반복되는 쇳물 녹이는 과정 동안 용광로 주변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윤씨는 “선풍기가 있고 세수도 하면서 찬물을 계속 마시기 때문에 괜찮다”면서도 “물론 우리라고 안 덥겠느냐마는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보니 덥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높은 온도에서 근무하다보니 웬만한 여름 날씨는 시원하게 느껴진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같은 더위속 이열치열 현장은 알루미늄을 녹여 공압피스톤을 제조하는 인근 효원엔지니어링도 마찬가지였다.

 

용광로는 750도를 유지해야 하고 알루미늄이 굳는 과정에서 찬바람이 불면 제품의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먼 발치에 떨어져 있는 선풍기 하나에 의지한 채 작업이 이뤄졌다.

 

41년째 주물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정모씨(60)는 “더위속에서 근무하다보니 덥다는 생각이 안난다”며 “이열치열이라는 말처럼 열은 열로 다스려야 한다”고 자신만의 여름나기 노하우를 밝혔다. 

 

임명수기자 lms@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