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체벌이 두려워서…”

2시간여 폭행 당한 고교생 가출했다 돌아와 교사 “지도방법 잘못… 감정은 없었다” 해명

안성 A공고에서 한 학생이 교사로부터 2시간여동안 폭행당한 뒤 또다시 폭력에 시달릴 것을 두려워해 가출까지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안성 A공고와 학부모, 학생 등에 따르면 J군(17·고1년)은 지난 5월중순께 사회진로를 위해 다른 학교로 전학시켜줄 것을 부모에게 요구했으나 거절 당하자 무단결석했다.

 

이에 시내로 찾아 나선 J군의 담임 L교사(31)는 친구 2명과 시내에서 배회하고 있는 J군을 찾아 학교로 데리고 온 뒤 멀티미디어실에서 1시간여동안 주먹과 발로 마구 폭행했다. L교사는 또 같은 날 자신의 수업을 마친 뒤 J군을 또다시 멀티미디어실로 데려간 뒤 마대자루로 1시간 동안 엉덩이를 100여대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J군은 지난 5일 “기말시험시 영어·과학 60점을 넘지 못하면 평소의 10배로 매 맞는다”는 L교사의 말에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부모에게 편지를 남긴 채 같은반 친구 4명과 함께 가출했다.

 

J군 등은 3일 후인 8일께 학교로 돌아왔으며 L교사는 지난 13·14일 이틀간 점심시간을 제외한 모든 수업에 참여시키지 않은 채 복도에서 무릎을 꿇게 하고 20여장의 반성문을 쓰게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J군의 아버지는 “올바른 정체성과 사랑을 가르쳐야 할 교사가 감정이 앞서 체벌을 넘어선 인격 모독의 가혹행위를 벌였다”며 “이같은 교사 폭력은 교단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분개했다.

 

L교사는 “미안한 마음에 J군을 데려가 밥도 사 주고 불만이 없다는 말까지 확인받았다”며 “폭력적 방법이 잘못된 것은 인정한다. 지도하는 과정에서 한 일인 만큼 감정은 절대 없었다”고 해명했다.

 

안성=박석원기자 swpar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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