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로 무작위 초등생 '친구추가'…소액결제로 2천5백만원 뜯어내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알게된 초등학생들을 협박해 부모의 개인정보를 빼낸 뒤, 소액결제를 하는 수법으로 수천만원을 가로챈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의 막무가내 협박에 일부 초등학생들은 불면증을 호소하거나 등교를 거부하는 등 2차 피해까지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인터넷 메신저 채팅을 하던 초등학교 5학년 김 모(11)군은 얼떨결에 '친구 승낙'을 한 누리꾼으로 부터 협박을 받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채팅 상대는 욕설을 퍼부으며 다짜고짜 부모님의 주민번호와 휴대폰번호를 알려달라고 말을 걸었다.
김 군은 대화방을 나가려고 했지만, 상대방은 집요하게 "다니는 학교를 알고 있다.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집단 폭행과 따돌림을 당하게 만들겠다. 너 때문에 부모님이 다치는 모습을 보고 싶냐"는 등 겁을 주는 바람에 시키는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부산 해운대 경찰서가 적발한 정모(16)군은 3명은 이처럼 초등학생들이 협박에 쉽게 넘어간다는 점을 악용했다.
가출한 뒤 게임방을 전전하며 지내던 이들은 인터넷 메신저로 초등학생들을 무작위 친구로 추가한 뒤, 채팅을 통해 알아낸 부모들의 주민번호와 휴대폰 번호로 인터넷 소액결제를 하는 수법으로 돈을 챙겼다.
정 군 일당에게 피해를 입은 초등학생은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250여 명. 이들은 650회에 걸쳐 2천6백만 원을 챙겼다.
해운대 경찰서 김회성 사이버팀장은 "인터넷 메신저에 나와있는 프로필을 보고 초등학교와 나이를 확인한 뒤 욕설과 협박으로 쉽게 부모들의 주민번호를 빼냈다"면서 "이후 사이버 문화상품권을 구입해 게임머니를 산 뒤 다시 돈으로 환전해 수천만원을 쉽게 챙겼다"고 말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챙긴 돈으로 경북 구미에 원룸을 빌려 본격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으며, 나머지는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 군 등의 무차별 사이버 폭력으로 일부 초등학생은 불면증에 시달리고, 실제로 집단 폭행을 당할까봐 등교까지 거부하는 등 2차 피해까지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 군 일행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한명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또, 이들이 남의 신분증을 훔쳐 보건소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위장취업까지 하는 등 추가범행을 저지른 사실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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