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해 10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가행복지수를 이용해 세계 주요 30개국의 행복지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중 한국은 1점 만점에 0.475점으로 30개국 중 25위로 나타났다. 또 지난 5월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학생 5천437명을 대상으로 ‘2010 한국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발표에서도 우리나라는 65.1점으로 OECD 국가 평균 100점에 크게 못미치며 꼴찌를 차지했다.
세부 항목 중 삶에 만족하는가는 질문에서도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의 53.9%가 ‘그렇다’고 답해 역시 OECD 국가 중 최하위였다. 이는 만족도가 가장 높은 네덜란드의 94.2%보다 무려 40.3% 낮고, OECD 평균보다도 30.9% 떨어지는 수치다.
우리나라는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해 세계 15위 경제대국, 세계 12위 무역대국의 위상을 떨치고 있다.
이에 비해 국가행복지수는 30개국 중 25위,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26개국 중 최하위라는 매우 초라한 성적은 우리 교육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소망은 행복일 것이다. 이렇게 모든 인류가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면 요즘 강조되고 있는 창의성 교육, 인성 교육 못지않게 ‘행복 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행복이란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이 생활 속에서 기쁘고 즐겁고 만족을 느끼는 상태에 있는 것’이라고 풀이 돼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기쁘고 즐겁고 만족을 느끼는 상태가 사람마다 모두 다르고, 일정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행복도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행복 교육을 학교에서부터 시작하자고 제언하면서 학교장으로서 학교에서 실천 가능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해 본다. 학교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행복하면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학교가 될 수 있다.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위해서는 학생 중심으로 교육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교 어린이회장 선출 및 취임식 전 과정을 어린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진행하기, 학생의 선택권이 존중된 다양한 방과후학교 운영하기, 각종 행사를 어린이회에서 주관해 사회·인사말·감사패 전달을 어린이가 해보기, 봉사활동하기 등을 학생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적극 지원해 줘야 한다.
그리고 학부모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려면 학부모에게 참여 기회를 많이 주어야 한다. 예로 정기적인 학부모 모니터링, 자원봉사활동 전개, 장한 어버이상 시상 및 어버이날 기념 효체험 체험활동,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는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 취미활동이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평생교육 실시, 사랑의 우체통을 통한 학교와의 소통 기회 제공 등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행복한 학교를 위해서는 교직원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 교직원 동호회 활동을 통한 전시 및 공연, 각종 전시관·박물관·공연장을 관람할 수 있는 문화체험 활동, 체육활동 등에 교직원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해 주고, 교육활동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의 행복한 삶을 열어주기 위해 교직원이 사랑으로 교육활동을 펼치는 곳이며 여기에 학부모가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해야 한다. 하루빨리 ‘행복 교육’을 시작해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이 행복바이러스를 온 누리에 전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종민 수원 창용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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