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주의가 대형재난 만든다

얼마 전 칠레 대지진으로 인해 수십만 명이 죽거나 다치는 등 지진의 상처 속에서 인간의 생명은 물론 행복 등에 위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진이나 태풍과 같이 자연재해는 아니더라도 대형화재나 붕괴사고 등 인위적인 재해로 인해 다른 나라 못지않게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되는 나라 중 하나다.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사건(192명 사망),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건(40명 사망), 부산 사격장 화재사건(15명 사망) 등 모두 방화거나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시작된 화재로, 많은 인명피해를 내 아쉬움이 남는다. 지진이나 태풍처럼 자연재해는 사전에 예측 불가능한 측면이 많기 때문에 피해를 막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화재로 인한 대형인명피해는 체계적인 예방대책과 단계적 대응으로 얼마든지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첫째, 화재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화재의 가장 기본적인 예방은 불씨를 제거하는 것이다. 점화원, 가연물, 산소를 불의 3요소라고 하는데 점화원을 제거한다면 화재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둘째, 화재가 발생할 경우 피해 확대 방지를 위한 노력이다. 대형화재로의 확대는 발화지점 부근의 풍부한 가연물로 인해 연소범위가 확대되고 연소속도도 빨라지면서 사람의 대응이 상대적으로 늦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대형화재를 막기 위해서 가장 통제가 쉬운 것은 바로 가연물을 점화원으로부터 멀리 떨어뜨리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화재로 인한 피해보상에 관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지만 인류가 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필연적으로 화재는 늘 함께했다.

 

소방서에서도 화재피해주민지원센터를 운영해서 화재로 인해 커다란 고통과 실의에 빠져 있는 도민들을 위해 사랑의 쌀 보내기 운동, 구급약품 기증 등을 하고 있다. 과천소방서는 올해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화재피해 10% 저감 원년의 해로 정했다. 2009년도 통계를 보면 부주의로 인한 인명피해가 34.6%나 돼 기타 원인에 의한 것보다 월등히 많았다.

 

얼마 전 소방서에 감사의 편지 한통이 왔다. 내용은 올해 3월 초에 소방서에서 주거형 비닐하우스에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해 준 적이 있는데, 그 감지기 때문에 전기 과열로 인한 화재를 인지해 자체 진화하고 온 가족이 모여 감지기에 큰절을 올렸다는 내용의 편지였다. 화재의 발생도 사람의 부주의에 의해 시작되지만 화재 확대 방지는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김재강 과천소방서 방호구조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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