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유난히도 심술궂게 진행되던 이상기후에도 불구하고 5월이 지나면서 콤바인과 이앙기에 점령된 들판은 푸른 들로 변하고 있다. 올 농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모내기와 고추, 고구마 이식작업, 그리고 콩, 옥수수, 참깨 등 밭작물의 파종이 마무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렇게 제자리에 자리 잡은 작물들은 자신의 생을 완성하기 위해서 잡초와 병해충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이를 위해 농업인들의 보살핌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렇듯 농산물 생산의 초기단계인 파종과 이식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도시에 거주했거나 직장에서 은퇴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귀농·귀촌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
여주군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한 농촌진흥기관에서는 맞춤형 귀농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를 알고 교육신청을 하면서 사무실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방문자들의 귀농 상담은 ‘무엇을 심어야 할까?’라는 작목 선택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질문에 필자의 대답은 한결같이 ‘무엇을 심을까?’가 아니고 ‘어떻게 할까?’에서 성패가 좌우됨을 설명해 준다.
과수를 예를 들면 한 번 심은 과일나무는 5년 후쯤에서나 본격적으로 생산되는데 어떻게 5년 후를 예측할 수 있겠는가. 어떤 과일이 소비자에게 인기가 좋으면 가격이 오르고 가격이 오르면 단기간에 재배 면적이 늘어나서 과잉생산으로 이어지고 과잉생산은 가격 폭락으로 이어져 결국에는 심은 나무에 전기톱을 들이 되게 된다.
그러면 생산량이 감소되고 가격이 치솟아 전기톱을 사용했던 일을 두고 두고 후회하면서 다시 그 묘목을 구하러 허둥된다. 과수농업은 단기간에 결판을 보는 한국식 증권투자가 아니고 적어도 20년 이상을 지향한 장기적 안목의 지속농업이다. 결단코 ‘무엇을 심을까?’가 아니고 ‘어떻게 할까?’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다.
‘어떻게 할까?’라는 방법을 아는 길은 사전에 그 지역의 정보를 충분히 수집하여 지역특산물이 무엇이고 그 특산물이 어떻게 이용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멀리 보는 안목을 지니고 틈틈이 공부하고 준비하며 자기의 문제점을 찾아내 빨리 고치고, 빨리 변화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결과라고 생각된다.
이번에 여주군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귀농교육 프로그램을 보면 귀농·귀촌 희망자를 대상으로 6월부터 10월까지 2차에 걸쳐 기별로 40명씩 80명을 모집, 전원생활에 ‘딱’ 맞는 귀농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또한 경기도농업기술원은 귀농희망자 영농기술교육과정을 개설, 1차 교육은 3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26일~30일까지 실시했으며 2차 교육은 오는 10월 중 5일간의 단기 교육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러한 귀농·귀촌교육의 자세한 내용은 여주군농업기술센터나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촌진흥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제 귀농·귀촌은 과거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급증했던 귀농과 달리 도시에서 성공한 분들이나 직장에서 은퇴한 분들이 농촌에서 자연과 호흡하며 새로운 삶을 추구하려는 생태적 귀농·귀촌 경향이어서 이러한 분들의 성공 경험과 농업·농촌의 자연과 어우러진 웰빙 추구의 삶이 접목된다면 우리 농촌에서도 새로운 문화가 재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완수 여주군농업기술센터 기술지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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