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 불가능이 가능해지는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프로페셔널돼야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있다.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우리 사회는 농경사회에서 산업화사회로 변화했고, 다시 정보사회에서 지식사회로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어린이들의 직업관도 바뀌었다. 지난 1983년 어린이잡지 ‘새소년’이 당시 초등학생 대상으로 장래희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과학자(23.3%), 교사(14.1%), 법관(11.5%), 의사(11%) 순으로 장래희망을 답한 반면, 올 2월에 어린이 포털사이트 다음 ‘키즈짱’이 실시한 장래희망 설문조사에서는 연예인(50.1%)이 단연 1위였고 과학자는 겨우 1.1%에 불과했다.
몇년 전 필자의 친척 한분이 아들 때문에 속상하다며 상담을 한 적이 있다. 아들이 서울의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들은 헤어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영국 유학을 고집한다는 것이다. 결국 그 아들은 영국에서 헤어디자인 전문학교 과정을 마친 후 자격증을 획득해 최근에는 강남의 유명 미용실에 스카웃 되어, 인기 헤어디자이너로 활동중이다.
그동안 공연계도 놀라울 정도로 많은 변화를 경험해 오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실황을 현지에 가지 않고서도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게 됐으며, 좋아하는 음악을 인터넷을 통해 다운받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 덕분에 예전에 정성들여 구입한 LP판이 소용없게 되었고, 영화관에 가지 않고서도 안방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공연기획이나 공연 마케팅도 인터넷 덕분에 한결 업무가 수월해 진 편이다. 해외의 유명예술가나 단체를 초청하려면 종전에는 텔렉스나 서신, 전화를 통해 소통하거나 직접 해외 출장을 다녀와야 가능했고, 공연 입장권도 별도 인쇄를 하고 검인을 거쳐 일일이 예매처에 배부하고 판매 현황을 전화로 알아보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컴퓨터만 있으면 인터넷 상에서 실시간으로 메일을 주고 받으며 해외 유명공연자를 섭외할 수 있게 됐다. 공연예매 역시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희망하는 좌석을 선택할 수 있게 됐고 공연 관람료도 전자 결재로 이뤄지고 있어 종전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효율도 높고 편리해진 게 사실이다.
사회학자들은 21세기를 일컬어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가능해지는 다변화, 다가치화 시대로 예상한다. 지금보다 휠씬 빠르게 세상이 변화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빠르게 진화하는 세상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고 또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 우선, 내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한다. 20세기 사고에서 벗어나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이에 빠른 적응을 위해서는 내 자신이 정신 차리고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이런 시대에 ‘나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즐거운 일에 시간을 집중하여 자신을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변화와 성공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결국 오직 실력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는 시대적 상황에서 나의 비전을 달성하고, 또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문가(specialist)로서 안주하기 보다는 전문가 중의 전문가(professional)가 돼야 급변하는 세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것이다.
/한진석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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