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폐 야외주점·여고생 성폭행까지…대학 '막장 축제'

"망가져도 괜찮다"…잘못된 음주문화 개선 절실

충북도내 대학들의 축제가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대학축제 현장이 밤이 되면 거대한 야외주점으로 변하는 것은 이미 당연시 되고 있고 잘못된 술 문화로 인해 축제에서 만난 10대 소녀를 번갈아 성폭행 한 대학생들이 경찰에 붙잡히기까지 했다.

 

대학이라는 배움터가 법의 사각지대로 전락해 축제라는 명목 하에 각종 범죄가 빈발하고 축제기간 만큼은 망가져도 괜찮다는 인식이 우리대학의 현실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지난 26일 오후 10시 청주대학교 축제현장.

 

지난달 증평의 모 대학교 여대생이 선배들의 음주강요로 사망에 이르는 등 대학교의 술 문화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이 대학에서 만큼은 예외인 듯 했다.

 

학교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주막에는 친구, 선·후배 간의 술자리로 앉을 자리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일부에서는 선배로 보이는 학생들이 후배들에게 종이컵 가득 소주를 따라주며 마실 것을 강요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총학생회에서는 건물 한 쪽에 당당하게 자리를 잡아놓고 각 과에서 설치한 주막에 술을 제공하고 있었고 일부 주막에서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학생들이 주막 밖으로 나와 “부킹을 100% 보장한다”며 지나가는 학생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기도 했다.

 

사고를 예방하고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나온 것으로 보이는 해병대 복장을 한 학생들 조차 주막 한 쪽에서 술 잔을 기울이며 취해 비틀거리기도 했다.

 

좁은 공간에서 많은 학생들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보니 어깨를 부딪치며 시비를 걸고 싸움으로 이어지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또다른 한 쪽에서는 동전던지기, 원판돌리기 등 도박에 가까운 장사를 하는 학생들이 목격되기도 했다.

 

총장과 교수들이 직접 현장에 나와 일부 도가 지나친 학생들에게 주의를 주며 자제할 것을 부탁했지만 학생들은 막무가내다.

 

이 학교 축제의 이런 모습들은 밤새 계속됐다.

 

대학교 축제기간 만큼은 망가져도 괜찮다는 일그러진 술 문화가 각종 범죄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28일 특수강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B(23) 씨와 C(23) 씨.

 

청주의 서원대 학생인 이들은 이날 오전 3시 40분 경 대학교 축제에서 만난 여고생에게 술을 먹인 뒤 자신들이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으로 끌고가 번갈아 성폭행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정당하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가진 것”이라며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모 대학 관계자는 “건강하게 즐기는 대학 모임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그릇된 음주 문화와 퇴폐적인 문화를 바꾸는 일이 시급하다”며 “여기에는 대학과 교수, 학생 등 대학가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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