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범죄 예방 ‘등하굣길 안심서비스’

지난 9일, 실종 11일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이유리양의 영결식이 있었다. ‘13살 소녀 납치 살해’사건은 단순 납치가 아니라 성폭행 살해사건이었다. 2007년 안양에서 발생한 혜진예슬 사건, 지난해 나영이 사건이 기억에도 생생한데, 또 이러한 아동성범죄 사건이 발생하였다. 사건이 일어나면 국가 전체가 떠들썩하게 대책을 발표하곤 하나, 이런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다. 딸 가진 엄마로써 우리 사회의 안전대책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경기도는 16개 시·도 중 가장 인구가 많고 면적도 서울의 17배에 달할 정도로 넓어서 그런지 범죄 발생율도 높다. 경찰청에 따르면, 성범죄자 신상정보 열람 대상자 328명 가운데 경기도가 64명으로 가장 많다고 한다. 2009년에 경기도의 요청으로 뒤늦게나마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경찰서가 없었던 하남, 의왕, 동두천에 경찰서가 신설된 것은 범죄예방 차원에서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경기도가 범죄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정책 중 대표적인 몇개 정책을 독자들에게 소개할까 한다. 우선, 등하굣 시간을 알려주는 ‘등하굣길 안심서비스’란 학교 정문에 설치되어 있는 자동인식단말기를 통해 아이들의 등하교 시간이 부모의 휴대폰으로 자동 통보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자동인식단말기는 통신사의 협조를 받아 무료로 제공되고 있고, 매월 서비스 이용료 또한 도와 시·군이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2010년 현재 도내 20개 시·군 35개 초등학교에서 3천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주로 저소득 맞벌이 가정이나 장애아 가정의 아이들이 그 대상이다.

 

또 하나의 정책은 ‘꿈나무 안심학교’이다. 학교의 방과 후 활동시간을 포함하여 24시간 아동을 안전하게 돌보고, 사교육비를 절감한다는 이중의 목적을 갖고 있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08년 9월 10개시의 20개 학교에 30개 학급을 설치하면서 시작되었다. ‘꿈나무 안심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24시간 돌봐 주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이다. 전국의 거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방과후 프로그램은 길어야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따라서 야간에 일하는 맞벌이 가정이나, 부모가 출장이나 입원으로 집에 없고 따로 맡아줄 이웃이 없을 때는 야간 혹은 그 다음날 아침까지 돌봐줘야 한다는 필요성이 생긴다.

 

‘꿈나무 안심학교’는 9시까지 학교 안에 설치된 학급에서 아동을 돌봐주고, 그 이후에는 학교밖에 설치되어 있는 ‘어린이 쉼터’와 아이돌보미 사업운영기관에서 밤새워 돌봐 주는 시스템이다. 방과 후 프로그램도 아동의 학습진도에 따른 개별지도는 물론 다양한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사교육비 절감 효과도 볼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이 사업은 특히 아동이나 부모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2009년 말 현재, 20개 시의 31개 학교(44개 학급)와 1개 학교밖 센터(3개 학급), 7개 어린이 쉼터, 14개 아이돌보미 사업운영기관이 참여하고 있는데, 2009년 말을 기준으로 참여하고 있는 학생은 958명이며, 대기학생은 73명이나 된다. 이 사업은 2009년 6월, 정부의 ‘종일돌봄교실’ 사업의 모형이 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앞으로 더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이 두 가지 사업이 점차 확산되고 있어서 기쁘다. 이들 사업이 전국 차원에서 실시된다면 소중한 우리 아이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현주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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