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3천540억 달러로 수출이 정점에 달했던 2008년 4천220억 달러보다 약 14% 감소했다. 일본이 33%, 미국과 유럽 모두 18%, 잘 나가던 중국이 16%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셈이다. 경제성장률도 당초 예상했던 마이너스성장이 아닌 플러스성장으로 돌린 것도 충분한 의미를 둘 수 있다. G20정상회의 유치, FTSE 선진국지수 편입, GSP수혜업체에서 공여업체로의 전환, 인구 5천만 이상 국가로서 1인당 소득이 2만 달러에 가까운 나라 7개국에 속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시장경제의 짧은 경험에도 급속한 성장을 한 우리기업의 풀뿌리인 중소기업(종업원수로는 89%, 업체수로는 99% 이상)이 직면하는 경제환경은 너무 다양하다. 의류업계에서는 패스트패션이 유행하지만 슬로우패션이라는 고유시장이 있다. 휴대전화 케이스와 같은 소형 품목도 고가전략으로 성공한 기업도 있다. 인쇄회로기판업체도 경쟁력이 많이 쇠퇴했지만 정밀부문으로 특화해 살아남는 업체도 있다. 통신, 정밀기계, 자동차부품, 기능성섬유 등은 수출유망품목이지만 관련 부품소재 산업은 취약하다. 각 품목마다 처해 있는 입장이 달라 그 활로를 제시하기는 쉽지 않다.
그동안 우리의 강점 몇 가지만으로 버텨왔던 획일적인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먼저,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자신을 지탱해 주는 풀뿌리라는 인식을 갖고 함께 윈윈(Win-Win)하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중소기업을 지배하려 든다면 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된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대기업들 눈치보느라 자체 해외세일즈를 못하게 되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뒤처지게 된다.
둘째, 정부와 중소기업이 상호연합해 각 업종별, 업체별로 대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단순히 근무여건 개선이나 월급인상, 신규인력 채용에 대한 세금혜택과 같은 정책으로는 해결될 것 같지 않다. 회사가 작지만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자부심, 대기업과의 대등한 관계, 해외업무 체험기회와 같은 다양한 여건들이 필요하다. 불만족요인을 해소하는 것보다 만족요인을 많이 만들어줘야 인재가 모인다.
셋째, 중소기업의 시장 진입이 쉽도록 정부의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중소기업 육성이 시급하다. 인천지역의 경우 공구제품, 벌크화물하역장비, 화장품, 합섬목재데크, 철강소재와 같은 분야는 이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산업별 집적단지 형성을 위한 정책적 배려도 필요하다. 강소기업을 육성해 인재가 중소기업으로 몰리게 되면 대기업도 자연스럽게 중소기업을 대등한 관계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고학력자의 눈높이 차이로 인한 청년실업문제도 많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 대기업만 호황이고 중소기업은 만성적 불황인 기형적인 경기변동도 시정될 것이다.
중소기업청도 각종 기술개발지원사업에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며 금년부터 해외시장성이 유망되는 분야를 지원하는 등 강소기업지원을 위한 정책변화를 꾀하고 있다. 또 만성적인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산학관 협력강화로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안목을 새로이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과 함께 중소기업의 다양한 환경에 따라 활로 모색을 위해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김인호 인천중소기업청 수출지원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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