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작지만 강한 기업을 꿈꾸다"
한쪽에서는 구직난, 또 한쪽에서는 구인난이 심각하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20대 취업자 수는 2.2%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 중소기업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현상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의 핵심 미충원 사유는 '지원자 없음'이 35.7%나 된다.
청년들은 대기업 입사를 위한 취업 준비 시간이 길어지면서 비공식 일자리를 전전하게 되고, 중소기업은 청년들이 오지 않으니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뿌리 깊은 '청년과 중소기업의 인력 미스매치' 해소를 위해 노동부와 노컷뉴스는 '청년, 작지만 강한 기업을 꿈꾸다'라는 공동기획을 4회에 걸쳐 진행한다.
서울 노원구의 김경수(29·가명)씨. 그는 올봄 지원했던 대기업 입사시험에서 모두 낙방했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이후부터 20개 정도의 금융권과 대기업에 입사지원서를 냈지만, 모두 불합격. 그나마 서류전형에서 통과해 면접시험을 본 것은 반도 안된다.
그는 그럴듯한 외모에 서울 소재 대학교를 졸업해 어학연수와 유명학원 강의를 꾸준히 다니며 영어회화 실력과 토익점수도 갖추었으며, 대기업 취업에 필요하다는 자격증도 취득했다.
오로지 대기업 입사를 위해 '각종 스펙'을 준비해 온 것이 2년째다.
답답한 마음에 차선책도 생각해 보지만, 복지·임금수준 등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는 쉽게 얻을 수 없고 무엇보다 대기업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이 알만한 회사가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김씨는 "올해도 합격하지 못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때면 우울하다"면서도 "그래도 올해까지는 해 볼 생각"이라고 말한다.
고상진(29·가명)씨는 석사과정 마지막 학기에 재학 중이다. 학교를 가는 것은 일주일에 이틀뿐이지만, 그는 요즘 그 어떤 때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 겨울부터 중소기업에 입사한 새내기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그가 이 회사에 취업한 것은 지인으로부터 소개를 받아서였다. 그때만해도 중소기업이라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지인의 체면도 있고 하니 면접은 일단 보기로 했다.
고씨는 그 회사에서 두 차례의 심층면접을 봤고, 입사를 결심했다. 현재 고씨는 6개월째 근무 중이다.
그가 이 회사를 선택한 것은 "사장님과의 면접을 통해 회사의 발전 가능성을 보게 되었고,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에서 근무시간을 조정해 대학원 남은 한 학기를 다닐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는 "중소기업의 가장 큰 매력은 입사와 함께 실무에 투입되어 자신의 커리어를 빨리 쌓을 수 있다는 것과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자신을 보는 것"이라며 "발전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에 입사하는 것은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만큼 비전이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은 일자리 없다는데, 중소기업은 왜 인력난?!
최근 통계청의 고용 관련 통계를 보면 20대 청년 취업자 수는 올해 1분기에 370만명으로 1981년 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20대의 고용률은 올해 1분기에 57.6%로, 지난해 1분기(57.1%)를 제외하면 99년 2분기(57.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20대 실업률도 올해 1분기에 9.1%를 기록해 2000년 1분기의 9.4%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계속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지난 해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이유는 '고용 불안정', '임금 및 복리후생 수준이 낮아서', '미래 비전이 불투명해서', '일반사회의 중소기업에 대한 낮은 인식', '능력개발기회 부족'순으로 나타났다.
◈ 청년과 중소기업의 미스매치, 해결책은?
정부는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청년·중소기업 인력 미스매치(불일치) 해소 대책'을 확정 발표한 이후 범정부 차원에서 노동부, 지식경제부, 교육과학기술부, 중소기업청이 합동으로 정책사업을 추진 중이다.
노동부에서 서비스 중인 대졸 취업준비생 전용사이트인 잡영(jobyoung.go.kr)이 바로 이러한 청년을 우수중소기업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정부보증 취업포털 사이트를 통해 우수한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와 취업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한다는 취지이다.
또한 대학의 취업지원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대학생들의 취업 관련 상담을 도울 대학 취업지원관을 채용하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이 청년실업자를 채용 약정 후 민간훈련기관을 활용하여 훈련을 실시하는 경우 훈련비를 지원하는 '중소기업 채용예정자 훈련' 사업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개별 기업별 채용수요조사 후 맞춤훈련을 실시하는 등 산학 연계형 교육·직업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지식경제부에서는 산업단지 내 인력부족을 조사해 구인수요가 있는 기업의 정보를 정부의 구인·구직 사이트인 워크넷(www.work.go.kr)에 입력함으로써 고용 및 인력난 해소에 힘쓰고 있다.
그리고, 중소기업 밀집지역에 대한 환경개선 사업을 통해 청년들이 지방산업단지 내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이용 효율화 및 자전거 출퇴근 확산 등 지역이동 활성화 환경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청년·중소기업 인력 미스매치 TF'와 노동부 청년미스매치대책추진단을 중심으로 정책 사업 및 홍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매월 기존 대책에 대한 단기적인 평가와 더불어 추가적인 실천 계획을 발굴하고 있으며, 앞으로 중장기 인력수급 대책에 이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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