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제자사랑 담아 ‘학급문집’ 엮어

군포 오금초교 김광원 교사 사비 털어 19권째 문집 

“내 재산 목록 1호이자 분신”… 특별한 ‘추억선물’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제29회 스승의 날(5월15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자들에게 기억에 남을 특별한 선물을 해주기 위해 매년 학생들과 함께 학급문집을 만들어 간직하는 선생님이 있어 화제다.

 

군포시 오금초등학교 김광원 교사(46)가 그 주인공. 17년 3개월의 학교 재직기간 동안 무려 19권의 학급 문집을 자비를 들여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

 

김 교사가 학급 문집을 만들게 된 동기는 지난 1992년 같은 반 아이들에게 자신과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을 글로 남겨주자는 생각에서 시작됐으며 이제는 19권의 문집이 김 선생님의 최대 재산이자 분신과도 같다.

 

그의 학급문집에는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 선생님들의 글과 그림만으로 채워지며 모두 70쪽에서 200쪽 분량이나 된다. 매년 3월부터 자료수집과 워드정리, 편집 작업 등을 시작해 연말께 출간하게 된다.

 

문집발간과 관련된 비용은 모두 김 교사 몫으로 초창기에는 비용마련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요즘은 강의수당 등이 들어와 제법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94년부터 학생들이 급우들과 생활한 것을 동화형식으로 제작한 3권의 학급문집은 교내에서는 물론 주변 학교까지 소문이 퍼질 정도였으며 김 교사가 학급문집을 만드는 동안 틈틈이 제작한 논술 서적인 ‘삼국지 속에 숨은 논술을 찾아라’(2007년)는 무려 4판이나 찍히며 화제가 됐다.

 

이와 함께 그는 학교문집 제작 뿐 아니라 가톨릭대 대학원에서 국문학 박사과정을 이수하는 등 빠듯한 시간속에서도 3∼6학년의 논술을 지도하고 그 중 뛰어난 학생들에게 1주일에 4시간씩 논술영재반에서 무료로 수업을 해주고 있다.

 

이같은 김 교사의 노력으로 지난 1996년에 지도했던 한 학생이 문단에 등단하겠다며 글을 들고 찾아오는 등 제자들의 문학계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김 교사는 “매년 혼신을 다해 지도했던 아이들과의 짧지 않은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 학급문집을 만들게 됐다”며 “생각보다 아이들이 더 좋아해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입시위주의 교육이 마치 참 교육의 본질인 것처럼 호도되고 있는 이때 학급문집 제작을 통해 아이들과 추억을 공유하고 선생과 제자간의 소통을 이끌어내는 김 선생님이 바로 이시대 참 교육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수철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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