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잘 살아보세!”

현대 사회는 글로벌화 되면서 모든 분야가 경쟁체계로 내몰리고 있다. 취약한 분야는 경쟁의 전장에서 사라져버리거나 패잔병으로 몰락하고 만다. 농업분야도 경쟁력이 없어 자생력을 상실한 분야로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걸림돌로 취급 당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 먹을거리를 책임지고 국가의 식량무기가 될 수도 있는 농업은 결코 정치적 논리로 흔들려서는 안 되는 핵심 분야임에 틀림없다.

 

현재 축산분야는 휴지기 상태에서 자체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양적인 성장을 위해 달려왔고 그 결과 일차 세포분열, 즉 양적성장은 이루었다. 하지만 양적성장 다음단계를 뚜렷이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자칫 휴지기가 길어져 자기조절능력을 상실한 암세포와 같이 되지 않도록 자체점검을 강화하고 질적 성장이라는 2단계 성장으로 방향성을 설정해야만 한다.

 

축산은 농업분야에서 약 40%를 차지할 만큼 그 역할과 비중이 크다. 최근에는 각 지역의 특성에 맞도록 브랜드화해 연간 수억대의 수익을 올리는 부농들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악취와 분뇨처리 등으로 기피되고 있는 분야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제 웬만한 시골이 아니면 축사시설을 짓지도 못할 만큼 상황이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지자체에서 주력 산업으로 육성시키지 않으면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고 하면 괜한 기우일까? 축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축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감히 제안을 하고 싶다.

 

서남해에 흩어져 있는 다도해를 청정 축산물 생산 전진 기지로 육성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해본다. 섬의 특성상 육지와 멀지는 않지만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질병의 발생에 대해 관리·감독이 좀 더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질병에 대한 관리가 잘 된다면 그만큼 질 좋은 축산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축산을 유지할 수 있는 제한적 조건하에서 청정 환경과 조화만 잘 된다면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양질의 축산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비용증가를 걱정할 수도 있겠지만 안전한 먹을거리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게다가 대량생산 및 유통시스템이 구축된다면 비용절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축산에 있어서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축산분뇨에 대한 처리문제이다. 축산분뇨의 해양투기를 규제하는 런던협약의 ‘1996년 의정서’가 올해 안으로 발효되면 현재 해양오염방지법의 규정에 따라 한시적으로 잉여 축산분뇨를 공해상에 배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조치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친환경적으로 가축분뇨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처음부터 함께 준설하여 가동한다면 환경오염 문제도 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가동하고 있는 축산 바이오가스(SCB-M: Slurry Composting & Biofiltration with Methane production) 시설은 가축분뇨의 처리뿐만이 아니라 자체 전기생산이 가능하다. 또한 가스 생산 후 남는 폐액은 냄새가 나지 않는 액체비료로 재탄생해 농경지와 수목, 골프장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철저한 자체점검을 통해 세포가 2배로 증식을 하듯이 엄격한 자기반성과 철저한 준비와 자체점검을 실시한다면 축산은 녹색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박수봉 농촌진흥청 동물바이오공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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