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급 미끼로 신분증 등 개인정보·선급금 요구… 피해자 속출
29일 오전 10시께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대로변. 가로수나 전봇대 등에 신용불량자를 대상으로 카드 발급을 유혹하는 현수막이 어지럽게 걸려 있었다. ‘카드발행 대행. 최고 상승한도액 500만원 이상이라는 문구와 전화번호(010-8698-xxxx)’ 등등.
마침 이곳을 지나던 행인들은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현수막에 적힌 전화번호를 입력하며 현장을 떠나고 있었다.
이같은 현상은 안산과 안양 등 도내 주요 도심거리도 마찬가지.
이날 오후 1시께 안산 중앙역 인근 도로변에도 카드 발급 대행이란 문자가 적힌 현수막이 어지럽게 부착돼 있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불황이 계속되면서 신용불량자 대상으로 한 금융사기 행각이 도심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사기단은 도심 대로변은 물론 한적한 도로변이나 주택가까지 신불자라도 카드 발급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현수막 등 각종 홍보물을 게시하며 어려운 서민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안양에 사는 이모씨(50)는 지난 2월초 수원 연무동 대로변에서 카드 발급 대행과 전화번화가 적힌 홍보물을 보고 전화를 걸었다.
전화 통화에서 카드를 발급 받기 위해서는 신분증과 등본, 휴대전화요금 선급금 29만6천원을 준비하고 사무실로 방문하면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이씨는 안산 중앙역 근처에 있는 사무실을 찾아 서류와 30만원을 낸 뒤 카드를 발급 받은데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이씨는 이날 카드를 발급받고 난 후 7~10일 정도 지난 뒤 사용이 가능하다는 말에 10여일이 지난후 카드 사용을 시도했으나 사용이 불가능한 대포카드 임을 뒤늦게 알고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이모씨는 “카드 사용이 되지 않아 사무실에 수차례 연락을 해 봤지만 통화 중이거나 받을 수 없다는 안내메시지만을 들어야 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용불량자는 절대 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기 때문에 100%사기이고 신분증과 등본을 요구하는 것은 개인정보를 이용한 다른 사기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명원기자 mwyu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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