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서명자·하둘자씨, 10년째 홀몸노인 찾아 사랑나눔
“봉사는 시간이나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올해로 10여년째 짝을 이뤄 봉사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이웃을 찾아 다니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명자(66)·하둘자(59) 콤비.
지난 2002년 9월 상록구 본오2동에서 ‘봉사’라는 공통분모로 인연을 맺고 최근까지 이웃사랑에 빠져 생활하는 이들에게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쁜 가사일은 물론, 봉사활동을 하며 열심히 생활하는 아내의 입장을 이해하고 때로는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남편’이 곁에 있다는 것이다.
“봉사를 하고 싶어도 집에서 반대 하거나 불편하게 하면 어렵지 않겠어요”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다음 봉사를 상의하기 위한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손에 들고 있는 낡은 수첩에는 독거노인을 돕기 위한 일정이 빼곡하다.
서·하 콤비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찾아가 머리를 깎아주고 목욕을 시켜주는 일부터 자신의 생활비를 덜어 김치를 담가 이웃에게 전해주는 일, 이웃들이 후원한 옷가지를 세탁하고 손질한 뒤 차량에 실고 다니며 이를 필요로하는 이웃에게 나눠주는 등등….
또 상록보건소 간호사와 함께 거동이 불편한 이웃을 찾아 청소는 물론,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노인에게 햇볕을 쬘 수 있도록 도우미 역활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웃 주민들은 이들을 ‘날개 없는 천사콤비’라고 부르곤 한다.
“‘봉사를 하면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이들은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 인가 이제 조금 알 수 있게 됐으며 노후를 더 아름답게 살기 위해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 통장은 그동안 관절염으로 고통을 느끼면서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을 지나칠 수 없어 하루이틀 미뤄오던 무릎 관절 수술을 지난 16일 했으나 시간을 쪼개 병실을 찾은 하 통장에게 홀로 생활하는 노인들의 안부를 챙긴다.
서 통장은 “잠깐 쉬어 가라는 뜻으로 알고 열심히 치료해야죠”라며 “아직은 좋은 사람이 더 많아 아무리 세상이 시끄러워도 살맛나는 세상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 뒤 밝게 웃었다.
/안산=구재원기자 kjwo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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