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서서 연장근무 '파김치'
인천지역 대형 백화점과 유통업체 등지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의 근로환경이 개선되지 못한 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21일 여성근로환경개선국민캠페인단 등 시민단체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서서 일하는 여성에게 의자를’ 캠페인을 비롯해 대형 백화점 등의 연중 무휴 영업 및 연장영업 제한, 주1회 휴무지정 등을 위한 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다.
유통업체 특성상 대다수 여성 근로자들이 장시간 서서 일해야 하는 탓에 하지정맥류 등 각종 직업병에 시달리고 있고 회사 측의 일방적인 연장 영업으로 근로시간이 늘어나는 등 열악한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역의 대다수 대형 백화점과 유통업체 등지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근로환경은 개선되기는 커녕 더 악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마트 인천점 등 대형 유통업체 계산대에는 앉아서 일할 수 있도록 의자가 마련돼 있지만 실제로 업무를 보면서 의자에 앉아 있는 여직원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여직원들은 손님들의 시선도 신경이 쓰이지만 무엇보다 회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더욱이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나 롯데백화점 인천점 등은 월 2회씩 갖던 정기휴무를 월 1차례로 줄이거나 아예 없애기도 했다. 주 1회씩 하던 연장 영업도 지금은 금~일요일로 확대·운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단체들이 최근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앞에서 주1회 휴무 지정 및 연장 영업 중지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자 백화점 측 임원진이 감시하고 나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캠페인단 관계자는 “서명운동을 진행하면서 백화점 측 관계자가 나와 감시한 건 처음”이라며 “백화점 등이 정기휴무도 없이 연장영업을 강행하면 여성근로자들의 근무환경이 악화되고 건물 유지·보수를 할 시간적 여유도 없어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신세계백화점 측 관계자는 “집회신고도 등록되지 않고 영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나가본 것이지 서명운동에 지장을 준 일은 없다”며 “영업시간 등에 대해선 백화점업계 차원에서 결정해야할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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