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9월 의정부에서 발생한 여중생 강간 살인사건이 부산 김길태 사건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사건은 여중생이 집안에서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된 사건으로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당시 14살이던 A양이 흉기에 찔려 집 안에 쓰러져 있는 것을 어머니(50)가 발견,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시간여만에 숨졌다.
A양은 왼쪽 가슴을 흉기에 찔렸으며 평소 옷차림 그대로여서 단순 살인사건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부검 결과 숨진 A양의 몸에서 극소량의 정액이 확인되는 등 성폭행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A양의 어머니를 포함해 집 근처에서 모두 3명의 목격자를 확보했지만 얼굴을 뚜렷하게 기억하지 못했으며, 집 주변 폐쇄회로(CC)TV에도 범인의 뒷모습만 찍혔다.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던 중 A양 집안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음모를 발견, DNA를 추출하는데 성공하면서 수사에 활기를 띄는 듯 했다.
그러나 경찰이 관리하고 있던 동일 전과자 등 리스트에서 이 DNA와 맞는 인물을 찾아내지 못하면서 또 다시 수사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도난당한 물건이 없고 원한이나 채무관계 등에 의한 범행 동기도 찾기 어려워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경찰은 결국 50여일만에 수사본부를 해체하고 전담반으로 수사팀을 꾸려 장기 수사 체제로 전환하며 몽타주를 작성해 공개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1년 6개월간 동종 전과자와 입건된 성폭행, 강도 피의자 등 700여명을 상대로 DNA를 대조했으나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인과관계가 분명하지 않은데다 범인이 흔적을 남기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러나 DNA 대조 대상을 전국으로 확대해 수사를 계속 진행되는 만큼 범인을 반드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이종현기자 major01@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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