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피해' SAT 강사도 시험지 유출 정황 포착

경찰, 비밀카페에 SAT문제 정리한 글 확보

서울 수서경찰서는 10일 재계약을 거부해 학원 관계자들로부터 납치를 당한 유명 SAT 강사 손 모(39) 씨가 시험지를 빼돌린 정황을 포착해 지난 8일 출국금지를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손 씨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비밀 카페를 만든 뒤 자신이 직접 시험을 본 SAT 문제들을 정리해 올린 글을 확보했으며,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손 씨가 시험지를 유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손 씨는 특히 지난 2007년 1월 카페에 "1월 시험 문제가 2005년 12월 시험과 똑같이 출제됐다"며 "카페후기를 읽은 뒤 시험을 보라"고 미국에서 시험이 시작되기 전 알리기도 했다.

 

손 씨는 지난해 1월 태국에서 SAT 시험지를 빼돌려 시차를 이용해 미국 유학생들에게 건넸다가 불구속 입건된 강사 김 모 씨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전해 받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SAT 주관사인 ETS는 일부 한국 학생들이 2007년 1월 문제와 답을 미리 알고 시험을 본 것으로 드러나 국내 응시생 900여 명의 성적이 모두 취소했다.

 

경찰은 손 씨가 직접 시험지 유출에 개입했는지를 집중 조사하는 한편 카페회원 가운데 손 씨에게 금품을 받고 대리시험을 봐주거나 유출된 시험지를 이용해 시험을 본 학생들이 있을 경우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AT 작문 분야의 스타 강사로 알려진 손 씨는 지난해 12월 학원 측의 재계약 요구를 거부하자 학원 관계자들로부터 경기도의 한 별장으로 납치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해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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