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저출산

2000년대 들어와 우리사회의 최대 현안은 저출산 문제이다.

 

경기도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수차례 회의를 개최해고 방안도 내놓으나, 현재 상태에서 프랑스처럼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지 않는 한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저출산 문제 자체가 워낙 복잡한 사회 경제적 요인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왜 출산을 선택하지 않는가에 대한 원인을 정교하게 분석하고 그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각 지자체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출산장려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지원금 얼마로 아기 갖기를 결정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지난 30년이 넘도록 “아이가 없거나 아이의 수가 적은 것이 곧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체득한 이상, 요란한 캠페인, 그것도 이미 가임기가 지난 인사들이 모여서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 해결되지도 않는다.

 

출산의 결정권은 전적으로 여성에게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으나, 최근의 일련의 논의를 보면 여성은 아이를 낳도록 유인되는 대상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산을 둘러싼 사회환경의 변화 없이 “출산한 여성을 국가유공자 대우를 해야 한다”면서 ‘출산이 곧 애국’인양 말하는 것은 사탕발림이다. 아이 기르기에 긍정적인 사회문화 구조라면 자연히 아이를 낳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엄마(여성)의 눈에서 사회를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럼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가? 모든 조직활동에서 아이를 기르고 돌보는 것이 우선 배려되는 사회로 변해야 한다. 즉, 조직에서 가족친화적 시간이 보장되고, 공간이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 가운데서도 남성과 여성이 가족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시간 투자가 제일 중요하다. 특히 남성의 시간 투자가 성공의 관건이다. 직장생활하는 여성이 늘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장시간 노동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가족을 위한 시간배려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아이를 잘 기르기 위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무엇보다 개인의 행복을 위해 보육시설에 10시간 12시간을 맡기는 것 보다 아이들에게도 최소한 저녁이후 밤을 부모와 함께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아버지가 자녀를 보살피는 시간도 필요하다. 30분 내외의 자투리 시간이 아니라 전적으로 돌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사회구조에서 불가능해 보인다. 공공기관부터 제도로 강제하고 솔선수범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첫째로 할 수 있는 것이 육아휴직을 남성에게 할당, 의무화하는 것(파파 육아휴직 쿼터제)이다. 둘째로 육아데이라 하여 정시에 퇴근하여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일정한 날을 정하여 운영한다. 셋째, 가족 간호휴가, 부친휴가를 주어 남성을 포함한 직원들이 자녀양육이나 가사노동 혹은 병중에 있는 가족을 돌보기 위한 휴가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다.

 

문제는 일반 기업체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여러 가지 여건상 이러한 가족친화적 제도를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가족친화경영이 생산성을 높인다는 여러 연구결과를 참조해 볼 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가족친화 경영을 위한 컨설팅을 통해 가족친화 문화를 확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미 경기도는 ‘가족친화사회환경의조성 및 지원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이제 조례에 근거한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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