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들이 변하고 있다

요즈음 모든 공공기관들은 정부에 제출할 ‘경영평가 보고서’ 및 ‘기관장 경영이행실적 보고서’ 작성이 한창이다. 매년 준비하는 일이지만 올해는 모든 공공기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공공기관들은 매년 경영평가를 받으면서 다소 형식적인 면이 없지는 않았다. 어떻게 보고서를 작성하느냐, 평가단에게 어떻게 하면 잘 보이느냐에 따라 평가결과가 좌우된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작년도 경영평가 결과의 후속조치로 인해 금년도에는 경영평가를 준비하는 태도가 확 바뀌었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라는 인식하에 민간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는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경영효율화를 위한 실질적인 제도개선이 매우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형식적인 제도개선은 작년도 경영평가에서 나쁜 성적을 받게 되었으며 이에 따른 기관들의 불이익이 너무 컸기 때문에 불가능해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와는 별도로 공공기관장의 경우에도 매년 주무부처장과 경영계약을 체결한 후 평가 결과에 따라 기관장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으며 작년도에는 최초로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기관장 해임건의 등 인사조치와도 연계시켰다.

 

작년도 평가 결과를 보면 평가대상 100여개 기관 중 ‘미흡’ 판정을 받은 4개 기관장이 옷을 벗었고, ‘경고’ 판정을 받은 17개 기관장은 금년도 평가에서 다시 ‘경고’를 받을 경우 자동 해임된다. 이외에도 작년도에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평가를 실시하는 등 공공기관 체질개선을 위하여 고삐를 늦추지 않고, 앞으로도 공공기관이 스스로 변할 수 있도록 신상필벌 정책을 더욱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금년도 공공기관의 평가를 위해 오는 3월 초까지 각 기관으로부터 평가보고서를 제출받은 후 그에 대한 평가결과를 6월 말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이러한 경영평가는 공공기관의 특수성, 전문성을 고려하고 평가의 객관성 및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법제화되어 있다.

 

공공기관은 정부는 아니지만 정부로부터 업무를 위임받아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현재 공공기관의 수는 300여개에 달한다. 민간기업의 경우에는 수많은 대내외 경쟁 속에서 기업의 흥망이 결정되지만 공공기관은 다르다. 공공기관의 대부분은 독점 내지 독과점시장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국가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 결과 공공기관의 안일한 업무행태와 방만경영이 탄생했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을 감시·감독하지 않을 경우 자체적으로 적극적인 경영효율화를 추진하거나 대국민 서비스 개선 등을 기대하기에는 사실상 어렵고, 이를 방치할 경우에는 국민의 혈세만을 낭비하는 옥상옥의 기관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 아래 공공기관들이 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고품질의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 바로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이다. 이렇게 강화된 경영평가를 통하여 ‘신의 직장’이 아닌 ‘국민의 직장’으로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그 결과 공공기관들은 과거의 안일한 보신주의 업무행태에서 벗어나 ‘스스로 변해야 살 수 있다’라는 인식 아래 연봉제 도입, 성과급의 대폭 확대와 함께 성과가 좋지 않는 사람에게는 보직을 부여하지 않는 등 경영효율성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는 보다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문근석 주택금융공사 경기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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