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 13일 오후 2시30분경 이었다. 인근 화성소방서로부터 위치추적 관련 전화를 받았다. 현재 화성소방서에서 두번의 위치추적을 했고 모두 오산시 대원동 오산시청 앞 호박나이트 건물 인근 기지국으로 확인됐다. 구조요청자의 전화는 꺼져 있는 상태였으며 정신장애 및 신체장애가 있는 분으로 집을 나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는 것을 확인 후 신고자인 친 누나와 다시 통화를 시도했다.
신고자는 울먹이는 말투로 전화를 받으며 현재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오산 인근을 수색 중이라며 꼭 좀 동생을 찾아달라는 말을 연신 되풀이했다.
내용을 확인하니 여느 불필요한 위치추적 요청이 아닌 정말 위치추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당시 요구조자의 핸드폰이 꺼져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핸드폰이 꺼진 마지막 지점의 기지국이 위치추적상 잡힌 것이기 때문에 현재 그 인근에서 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고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신고자인 누나에게 오산시청 앞으로 요구조자인 동생의 사진을 가지고 올 것을 요구하고 수색을 위해 대원들을 시청 앞쪽으로 출동시켰다. 신고자에게 사진을 받고 기지국 중심으로 수색을 하기 위함이다. 그렇게 수색은 시작되었고 별 소득이 없던 그때 불행 중 다행이었을까 관할 구급대원들이 신고자와 비슷한 인상착의의 남자를 구급활동 중 오산 서울병원에서 보았다는 것이다.
가뭄에 단비 같은 희소식이었다. 관할 구급대원이 오산 서울병원에 도착해 확인한 결과 이미 그 남자는 병원을 나간 상태였다. 병원측에서도 주소확인을 하려 했으나 본인 스스로 걸어서 나갔다는 것이다. 실망스런 결과였다. 다시 수색은 원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겨를은 없었다. 다시 힘을 내야 했다. 수색대원들은 혹여나 하는 마음에 요구조자의 집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다시 수색을 시작했고 상황실에서는 위치추적 재요청과 함께 인근 소방관서에 구급이송건을 확인하였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로 별 소득이 없었다.
비록 상황실에 앉아 수색에 동참하지는 못하지만 신고자의 울먹이던 목소리가 안타까움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수색이 계속 지속되고 오산시 대부분 지역을 확인하고 대원들도 지칠 무렵 신고자는 고마웠다는 말과 함께 수색 종료를 요청했다.
신고자에게 다른 출동(화재, 구조, 구급, 순찰 등)후 복귀시 유심히 다시 살펴보겠다는 말을 전하고 그렇게 수색이 종료되고 요구조자는 찾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수색 종료 후 3시간여 지난 시점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가 다시 단비가 되었다. 오산역 엘리베이터 앞에 요구조자와 비슷한 인상착의의 남자가 있다는 것이다. 급히 구급차량을 오산역으로 출동시켰고 확인결과 위치추적 요구조자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시 신고자인 누나에게 연락해 동생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동생을 찾은 신고자는 연신 고맙다는 말을 전해 나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마음 졸이던 요구조자의 가족들을 생각하니 ‘나 또한 정말 다행이다’라는 생각과 모처럼의 보람과 함께 ‘이래서 이 일이 할만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아마 그날 수색에 임했던 대원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강민석 오산소방서 방호구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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