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교육은 자녀의 안정된 삶과 신분 향상을 도모하고자 하는 학부모의 여망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바라던 직업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기 때문에 부모들은 경제적 여건이 되면 자녀를 조기 유학 보내고 있다.
영어 한 가지라도 잘하면 상대적으로 좋은 직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녀 교육을 위해서 연간 1억 원을 지출할 수 있는 사람은 자녀를 미국이나 영국으로, 그 정도를 지출할 수 없는 학부모는 캐나다나 호주 그리고 뉴질랜드로, 경제적 여유가 없는 학부모라도 동남아 지역의 외국인 학교로 유학을 보낸다. 인접 국가인 일본과 중국으로 자녀를 유학 보내는 학부모도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2007년도 통계를 보면 약 2만7천 명의 초·중등 학생이 해외 유학 중에 있고, 자녀 교육 때문에 해외 이주를 한 사람과 조기 유학에 동행한 학부모 수를 모두 합치면 약 4만3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지출하는 경비는 지난해에만 약 44억2천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올해 8월까지 지출된 액수는 약 25억2천만 달러로, 한화로 계산하면 4조원에 이른다.
상상을 초월하는 유학 경비를 미뤄 알 수 있듯이 어떤 나라가 유학생을 많이 유치하면 외화를 손쉽게 많이 벌어들일 수 있다.
자국의 학생보다 외국인 학생에게 비싼 등록금을 내게 하는 것도 교육산업의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수단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선진국은 이미 교육산업을 바이오산업과 함께 미래 주도 산업으로 확정해 놓고 있다. 선진국이 후진국을 향해 교육을 개방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예를 들면, 미국의 일류 대학으로 알려져 있는 아이비리그에 속한 대학들이 후진국가의 중추적 역할을 할 사람들에게 단기 연수를 시켜 동창회의 일원이 되게 해 주면서 동창들 간의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도록 해 자긍심과 함께 협조의 장을 마련해 주고, 모교에 기부금을 내게 한다. 뿐만 아니라 부유한 부모를 가진 대학 지원자가 많은 해외 고등학교에 직원을 파견해 “어떻게 그렇게 우수한 학생을 배출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왔다”고 하면서 해당 학교를 부추겨 세우고는 더 많은 학생이 지원하도록 독려를 한다.
우리는 교육산업에 뒤처져서 더이상 국부를 해외로 유출시키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수월성 교육으로 지식·정보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지식·정보 사회는 교통과 통신의 급격한 발전으로 세계가 한 마을이 된 생존 공동체로 변화했다. 이것을 두고 우리는 글로벌화라고 한다. 글로벌화된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는 예전과는 달리 국제무한경쟁에서 승리하는 초일류 인재다.
그러므로 예전처럼 전과목 우수한 인재보다는 소질을 개발한 특성화된 인재와 기발한 아이디어를 실용화(상품화)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를 길러야 한다. 이러한 인재 육성을 위해 35년간 실시된 획일적인 평준화 교육제도의 탈을 벗어던지고, 특성화된 인재와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담보하는 교육제도를 하루 속히 정착시켜야 한다.
각자의 소질이 다르고, 기발한 아이디어도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언어지수나 수학지수에 입각해 인간의 능력을 가늠하던 획일적 수월성 교육에서 벗어나 각자를 초일류가 되게 만드는 수월성 교육을 실시하는 교육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그 많은 경비를 지출하면서 해외로 유학 나갈 필요가 없어지고, 도리어 유학생을 불러들여 선진국처럼 교육을 교육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조창섭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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