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많은 대학들은 재정확보의 자구책일환으로 기부금확충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기부자는 자신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악착같이 평생 모아 온 많은 재산을 특정대학, 예컨대 S대학, K대학, Y대학 등에 기부하는 기사를 가끔 접하곤 하는데, 이러한 기부기사를 읽으면서 교육자의 한사람으로서 기부의 정신을 배우기도 하지만 ‘한 평생을 김밥장사해 번 돈을 기부하고자 하시는 할머니는 어디 없나’ 하는 어리석은 마음을 가진 적도 있음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리고 신문의 기부기사를 접할 때면 그들의 선한 행동과 정신에 대하여 존경하는 마음이 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 한 구석 왠지 안타까운 생각도 있다.
국내의 많은 대학들은 재정형편이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내가 몸담고 있는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보니 각 대학들, 특히 사립대학들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부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기부자가 나타나기만 해도 대학으로서는 마치 가뭄에 단비와 같이 고마울 따름인 것은 모든 대학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기분일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대체로 많은 기부자들은 특정대학에만 집(편)중하여 기부하는 것 같다. 이렇다보니 기부로 인한 대학간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이 발생하고, 기부를 받길 원하는 많은 대학들은 기부받은 대학이 부러우면서도 한편 나 자신은 서글픈 생각이 들고 열등감이 느껴진다. 기부의사가 있는 분들에게 부탁하건대, 이제는 기부가 특정대학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기부자의 거주지역의 대학이나 그 밖의 대학에도 관심을 가져 줄 것을 정중히 부탁한다. 기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많은 대학들은 현재에도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봉사할 많은 인재를 가르치고 배출시키고 있으며, 학생 또한 그런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아울러 기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대학들은 지금부터라도 스스로의 자구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대학주변의 지역민과 상공인 및 기관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개발을 통한 적극적 교류가 기부의 동기를 유발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일 수 있다. /홍봉규 경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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