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으로부터의 이익이란 무엇인가? 이 문제에 대해 가장 명쾌하게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이론은 리카도(D. Ricardo)의 ‘비교생산비설’이다. 약 200년 전에 고전학파 경제학을 완성시킨 리카도는 국가 간의 교역원리를 무역당사국의 상대적 생산비 차이에 의거하여 설명하였다. 즉 각국이 자국 내에서 생산비가 비교적 우위인 상품을 집중적으로 생산하여 그 잉여분을 수출하고 그 대신 외국에서 보다 싸게 생산할 수 있는 상품을 수입하면 무역당사국은 모두 이익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유무역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리카도 모델이 무역으로부터의 정태적 이익을 설명하고 있지만 동태적 이익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어떤 나라는 섬유제품을, 다른 나라는 자동차를 각각 집중 생산하는 경우 그 시점에서는 양국 모두 이익을 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즉 그러한 생산 및 무역구조가 상당 기간 유지된다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자동차를 생산한 나라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게 되어 양국의 소득 격차는 점점 벌어지게 된다. 따라서 오늘날에도 개도국과 선진국이 무역을 하면 부가가치가 낮은 상품을 생산하는 개도국은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되므로 이 나라 입장에서 보면 자유무역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것이 이 비판의 주된 논조다.
이와 같은 지적은 일면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개도국이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한다면, 다시 말해 그 나라가 자유무역체제는 유지하면서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현재의 불리한 위치를 극복할 수 있게 된다. 19세기의 독일과 미국이 그랬고, 20세기의 일본과 한국이 그랬으며, 21세기의 중국과 인도가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편 자유무역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종종 제기하는 또 다른 주장은 자유무역으로부터 손실을 입는 계층이 발생하기 때문에 시장개방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수출을 하는 부문의 기업가나 근로자들은 이익을 보겠지만, 수입 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손실을 입게 된다. 따라서 이 문제를 둘러싸고 각국에서는 많은 논란이 일거나 수입규제와 같은 보호무역정책이 대두되곤 한다. 우리나라가 농산물 수입을 늘리려고 할 경우 항상 국내 합의가 어려운 것이나, 요즘 미국이 자동차나 철강 수입에 있어서 수입제한조치를 취하려는 것이 그 예에 해당한다.
그러나 국가 간 교역을 통해 발생하는 이와 같은 소득재분배 문제는 보호무역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보호무역정책의 강화가 상대국들의 반발을 불러 무역전쟁으로 확대되고 결국은 그 모든 나라들의 경제가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것은 1930년대 대공황 직후에 실제로 인류가 경험한 일이다. 결국 자유무역으로부터의 소득재분배 문제는 각국이 국내 정책을 통해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정책 수단으로는 수입증대로 인한 피해에 대해 단기적으로 보상을 해주거나 중장기적으로 그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각국이 이러한 정책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세계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각국이 경제적 어려움의 원인을 외국에 돌리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보호무역이나 최근 미국이 구사하는 공정무역(fair trade)은 결코 자유무역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보호무역이나 공정무역은 자국만을 위주로 정책결정이 이뤄지는 관계로 국제사회에서 결코 수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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