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산업 이끌 ‘농업 CEO’ 사관학교

김동수·이명관기자 mk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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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농대학교

우리 농업이 위기는 위기다.

자꾸만 열악해져가는 국내외적 여건에다 농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침체돼 있기 때문이다. 덩달아 새정부 출범과 동시,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한국 농업의 보루격으로 정신적 지주가 돼 온 농촌진흥청이 흔들림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정부조직에서 아예 없어질 뻔한 위기에 직면했던 농촌진흥청, 지금도 정부조직 지방이전을 둘러싸고 홍역을 앓고 있지만 혼돈 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농진청과 함께 한국 농업을 지켜온 쌍두마차격인 한국농업대학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생명산업의 첨병이라 할 수 있는 농업과 농진청, 그리고 한국농업대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렇기에 이들 기관에 대한 도민의 관심과 지지가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독특한 학과운영 및 지원 자격

국내 각 대학중 많은 곳에서 단과대 형태의 농과대를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후계농업인 육성을 위한 체계적 수학과 자질을 배양케 하는 곳은 단연 한국농업대학이다. 전액 국비 지원으로 이뤄지기에 국가의 자랑이며 인프라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국경 없는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든 우리 농업. 이러한 변화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우리 농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후계농업인을 양성하고 있는 학교가 바로 지난 97년도에 설립된 국립 한국농업대학이다”고 김양식 학장은 자랑한다.

우선 3년 과정의 한농대는 전 학기동안 수업료는 물론 교육교재비, 실험실습비, 기숙사생활비 등이 모두 국비로 충당된다.

쉽게 말해서 농업에 대한 열정에다 향후 농촌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입학과 수학이 가능하다. 다만 졸업후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의무는 졸업 후 6년 동안 의무 영농에 종사해야 한다는 점이다.

교육시스템은 한국농업을 이끌어나갈 선도 농군으로 자질과 능력을 배양하는 데 주안점을 두면서 모든 교과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한농대는 국내연수는 물론 미국, 이스라엘 등 국외 선진 농장에 학생들을 1년 동안 파견하는 국내 유일의 교육시스템도 갖추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졸업생들에게는 전문학사학위와 함께 영농정착자금 지원, 졸업생 공동판매사업단 운영, 전공심화과정 설치운영으로 학사학위 취득기회를 부여하는 등 미래 농업 CEO 및 농촌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한농대는 이론과 실습이 체계적으로 조화된 국내최초 샌드위치 교육시스템을 자랑한다.

1학년에 기초 소양 및 농업 교과목 교육을 받은 뒤 2학년 들어서는 국내외 선진농장 파견 실습을 통한 현장 교육, 3학년 때에는 영농 정착을 위한 창업 설계를 배워 졸업 후 곧바로 영농에 종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한농대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출신 고등학교장이나 시·군 농업기술센터소장 및 지방자치단체장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학생들의 수능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고교생활기록부 성적을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형방법은 학교생활기록부, 영농기반, 논술시험, 면접 등을 거쳐 선발하게 되며 특히 학부모와 동반 면접을 통해 농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검증한다.

 

한농인의 무한한 가치 평가

한농대의 졸업생들은 해가 갈수록 시장 개방에 따른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도전정신과 자신감으로 한국농업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지도자로 정착돼 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대학측이 2008년 졸업생들의 영농실태를 조사 분석한 결과, 94% 이상의 졸업생들이 자신들이 계획했고 꿈꿔왔던 영농현장에서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한국벤처농업대학과의 ‘상호협력협약’ 체결로 전국의 74개 농과계열 고등학교와 연계, 아이디어농업 동아리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등 국내 농식품 산업발전과 농촌문화의 가치창조를 위한 전초기지로 발돋움 하고 있다.

/김동수·이명관기자 dskim@kgib.co.kr

 

 

{img1,L,150} <인터뷰> 김양식 학장

-한농대의 경쟁력은.

▲실업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정년도 따로 없는 상황에서 뿌린 만큼 거두는 정직한 산업인 농업은 아직도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 오늘날 농업이 위기라고도 하지만 이는 오히려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이에 우리 대학은 우리만의 커리큘럼으로 청년농업 인재를 양성하는 데 있어 어떤 학교보다도 준비돼 있다고 자부한다.

-학생들의 만족도는.

▲외부 전문기관에 성과관리 조사를 의뢰한 결과, 재학생 종합만족도가 지난 2007년 53.3점에서 지난해 84.5점으로 31.2점이나 향상했다. 학생들은 교육과정 편성, 교수진과 교육내용, 지원서비스, 학교생활, 교육성과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만족하고 있다는 평가다.

-새로운 대학 청사진은.

▲‘즐거운 대학, 명품 농업대학’을 모토로 차별화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한농대생을 위한 ‘제1회 한농대 개강맞이 음악회’를 개최했고 농업관련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제1회 전국 아이디어농업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이밖에 한농대 캠퍼스에서 농업무인헬기 조종사 등 200여명이 참석한 ‘제1회 전국 농업무인헬기 안전 경진대회’를 개최하는 등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앞으로의 포부는.

▲우리 학생들의 경쟁자는 우리 농업인들이 아니라 선진농업국가의 농업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 대학에서는 창의적인 교육을 통해 앞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전문농업 CEO를 양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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