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미국유학시절 법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어느쪽으로의 치우침을 경계해 왔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지원기관장을 하면서 항상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누구나 자기가 몸담고 있는 곳이 어디든 잘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항상 기억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모든 존재를 치우침 없이 ‘객관화’해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수년간 세계는 급격한 산업구조의 변화와 기술진보를 거쳐 왔다.
20세기 기술진보의 모양새가 기존의 생산제조기술을 발전시키고, 중·소제조업의 기초를 튼실하게 하는 보완적인 성격이었다면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기술의 변화는 기존의 생산틀을 바꾸고, 지역·국가의 경계를 허물며 경쟁이 치열한 산업에서는 주도기업의 판도를 바꾸는 소위 ‘와해성 기술진보’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갖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소제조업의 기술 인력 공급이 힘든 상황을 몰고 왔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국내현실과, 인력의 국제적 이동성 확대로 고급인력의 확보를 둘러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쟁과 국제경쟁이 범세계적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다. 평균 교육 년수의 증가로 고급인력은 늘어나고 있지만, 힘들고 위험한 일을 맡아주어야 할 중소제조업체의 기간기술 인력은 만성적으로 부족해서 외국 인력을 중심으로 채워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의 기술 인력확대와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로부터 기술 인력을 도입·활용하는 ‘해외기술인력 도입 지원사업’과 중소기업 인력구조 고도화 사업, 중소기업연수원을 통한 재직자 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다.
연수시설이 없어 체계적인 직원교육을 실시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 양질의 인재 양성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1982년 경기도 안산에 중소기업에 특화된 전문 교육기관인 중소기업연수원을 설립하고, 2001년에는 호남연수원, 2003년 대구경북연수원, 2004년 부산경남연수원을 개원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성패가 우리경제의 성패와 연결되듯 기술인력 문제는 21세기 우리 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에 해당한다. 국가경쟁력의 핵심에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있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종사하는 기술 인력들의 지식, 기술과 창의력에 의해 결정되는 탓이다.
내게 부족했던 한 가지를 들라면 자신 또한 자신의 의사결정을 ‘객관화’ 할 수 있는 힘의 결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서 모든 비극과 잘못된 결정이 나왔다. 현재가 좋다고 해서 마냥 기뻐할 것도, 지금이 힘들다고 해서 마냥 슬퍼할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의 골은 깊어지고, 우수한 인력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국부는 만들어질 수 없을 것이다.
중소기업은 이제 더는 ‘변방’이 아니다. 변방에서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 힘의 중심을 용광로로 만들고, 다시 살아나 변방을 개척할 것이다.
지금의 진화를 통해 중소기업은 그의 ‘몫’으로 예정된 우리 경제와 산업의 중심을 차지할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의 어려움을 딛고, 우리 중소기업은 경쟁력 향상을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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