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가을 운동회에서

G형, 저는 어제 저희 지역의 한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에 참석하여 하루를 즐겁게 보냈습니다. 청명(淸明)하고도 선선한 바람이 부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 속에서 운동회에 참석한 푸른 동심들은 맑은 하늘 아래서 가을 운동장을 마음껏 누비며 힘껏들 달렸습니다. 동심의 세계는 역시 아름답기만 합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즐거웠습니다. 만국기가 펄럭이는 운동장의 모습들이나 청군 백군 편을 갈라 자기팀 이기라고 소리 높여 응원하는 모습들은 우리들 어렸을 적 운동회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행사를 위해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들 그리고 그 밖의 학교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가를 알 수 있었으며 어제 행사는 학교운영위원회와 체육진흥회 그리고 그 밖의 학부모 단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진행된 명실상부한 운동회였던 것 같습니다.

운동회는 달리기와 단체경기 그리고 그 밖의 프로그램들로 진행되었습니다. 운동회는 아이들에게 체력을 단련 시켜 주고 체육적 재능과 그 밖의 재능들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며 그리고 협동심과 승부욕을 키워주는 장이 되게 한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운동회의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즈음 학부모 줄당기기 경기가 있었는데 경기 도중 밧줄이 두 번 씩이나 끊어져서 학부모들이 운동장에 나뒹굴기도 했으며 그래서 밧줄을 다시 묶어 재 경기를 하는 즐거운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는 학부모 및 내빈 달리기 경기가 있었습니다. 왕년의 실력을 발휘하느라 모두들 안간힘을 쓰는데 마음만 골인 지점에 가있지 몸은 모두들 그 자리에서 제자리 걸음 하는듯 다리와 발은 허공만을 차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어제는 밧줄이 끊어져 나뒹굴기도 하고 몸이 말을 안들어 제대로 달리지는 못했어도 모처럼 선생님들과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와 내빈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흥겨운 한마당 잔치날이었습니다.

G형, 운동회가 끝나갈 무렵 우리의 전통 복장인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고학년 학생들이 펼친 부채춤과 놋다리 밟기는 보기에도 좋았지만 우리의 전통 문화유산들을 이어가려고 하는 의지가 엿보이는 것 같아서 매우 기뻤습니다. 우리 민족은 뛰어난 고유의 유 무형의 문화, 예술 등의 많은 유산들을 갖고 있으며 이를 길이 보존하고 유지 발전시켜야할 책임이 바로 우리들에게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문화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 속에 이 문화, 예술의 유산으로 국가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민족적 자긍심을 높여 나가야 함은 물론 더 나아가서는 이를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연결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아이들이 어려서 부터 유 무형의 문화, 예술 등의 중요성을 알고 이 유산들을 더 많이 보고 느끼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아주 중요합니다. 따라서 어제 운동회에서 보여진 각양 각색의 전통 한복 그리고 부채춤과 놋다리 밟기 행사 등은 아이들이 부분적으로나마 우리 전통 문화 유산들에 대한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한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G형! 어제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에서와 같이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이 타고난 재능들과 보고 배우고 익혀서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서로 경쟁해 보게 하기도 하고 또 마음껏 발표하고 발휘해 보게 하기도 하는 등의 아주 다양한 교육적 행사가 더 많아져야 할 것입니다.

저는 모든 초등학교들이 다양한 교육적 행사들을 더 많이 더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 재정적인 지원 정책을 더 확대시켜 나갈 것을 강력히 촉구 하고저 하는 것입니다.  /김태웅 前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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