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식과 과일이 알알이 영글다

김성대 극동대 호텔외식경영학과 교수
기자페이지

세계인의 축제인 중국 베이징 올림픽의 영광과 환희도 끝이 나고, 우리들의 입담에는 무엇이 화제로 오르내릴까? 아니 아직도 올림픽에서의 우리나라 선수들의 투혼과 감동은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말이다.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한가위가 3주 후면 다가오기 때문에 그 다음의 화제는 한가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네들은 한가위라는 말만 들어도 왠지 배가 부른 거와 같이 풍요로운 마음이 앞선다.

한가위의 어원과 유래를 문화재청에 나와 있는 뜻으로 간추려 보면, 한가위는 우리나라 4대 명절의 하나로 추석(秋夕), 중추절(仲秋節) 또는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 한다. 한가위의 한은 ‘크다’의 관형사이고, 가위란 ‘가배’(嘉俳)를 의미한다. 이때 가배란 ‘가부·가뷔’의 음역(音譯)으로서 ‘가운데’라는 뜻이다.

한가위를 추석, 중추절(仲秋節·中秋節) 또는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 한 것은 훨씬 후대에 와서 생긴 것이다. 즉, 한자가 전래되어 한자 사용이 성행했을 때 중국 사람들이 ‘중추(中秋)’니, ‘추중(秋中)’이니 하고, ‘칠석(七夕)’이니 ‘월석(月夕)’이니 하는 말들을 본받아 이 말들을 따서 합하여 중추(中秋)의 추(秋)와 월석(月夕)의 석(夕 )을 따서 추석이라 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와 같이 문화재청의 설명이라면 우리들은 추석보다는 순수 우리말인 ‘한가위’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

다시 말해서 한가위의 한은 ‘크다(大)’라는 의미이고, 그리고 가위라는 의미는 ‘가운데’라는 뜻을 가진 옛말이다. 따라서 한가위란 8월 한가운데에 있는 달이 제일 큰 날이라는 뜻으로 음력 8월 15일(보름)을 가리키는 것이다.

한가위가 얼마 남지 않은 요즘 들녘에는 벼가 서서히 무르익고, 각종 곡식은 알알이 영글어 수확을 재촉하고 있으며, 또한 과일은 탐스럽게 매달려 우리들의 입맛을 자극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풍성한 계절이다.

이와 같이 만물이 소생하는 따스한 봄날에 뿌린 씨앗이 자라 추수철인 한가위에는 먹을 것이 많기 때문에 가장 기쁘고 즐거운 것이 우리 풍속이 아닌가 싶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아니 우리네 마음들도 한가위처럼 풍요로운 마음이 됐으면 좋겠다.

얼마 전만 해도 한 낮 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비가 오고 나서 언제 더웠느냐는 듯이 아침과 저녁에는 이불을 찾게 만드는 초가을 날씨로 바뀌었다. 작년 이맘 때에는 비가 너무 오랫동안 내려 일조량이 부족해 과일의 당도가 떨어져 과수원을 경영하시는 분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는데, 올해는 다행히 일조량이 충분해 과일 맛이 좋단다.

우리나라 국민의 75%이상이 한가위인 명절에 고향을 찾는단다. 누구나 즐거운 마음으로 고향을 찾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이 날 만큼은 모든 걱정과 시름을 잊고 부모님과 친지가 있는 고향방문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라의 경제도 걱정이요, 뛰는 물가도 걱정이니 서민의 마음이 한가위처럼 풍요롭고 편할 날이 언제나 오려는가.

김성대 극동대 호텔외식경영학과 교수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