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에 볼 일이 있어 며칠 전 다녀왔다. 급한 일이 아니라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국도로 갈 예정으로 출발했다. 나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언제나 고속도로 보다는 국도를 이용하는 편이다.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고, 가다가 경치가 좋은 곳을 발견하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여유와 허기가 질 경우 그 고장 고유의 맛집을 찾아 입을 즐겁게 할 수 있어서 이다. 지금의 국도는 예전과 달라 신작로가 시원히 뚫려 막힘이 없는 편이고, 시간상으로도 그다지 차이가 나질 않기 때문에 국도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경기도 광주를 거쳐 곤지암과 양평, 홍천에 거의 다다랐을 때 허기가 져 한 음식점을 찾았다.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어디서 나왔는지 한 남자가 쏜살같이 나타나 목례와 함께 목청껏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시고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하며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적으로 유명하고 규모가 큰 음식점의 서비스로 착각할 정도였다.
잠시 놀란 서비스를 뒤로 하고 음식점에 들어갔다. 음식점의 서비스를 평가할 때 세 가지 구성요소로 평가할 수 있는데 첫째, 인적 서비스로 종사원이 고객을 맞이하는 자세, 인사와 표정, 차림세(유니폼), 눈높이, 서빙 방법 등이며 둘째, 물적 서비스로 음식점의 전반적인 시설 구조로서 음식의 맛, 식자재 재료, 음식점별 분위기(한식, 중식, 일식, 양식 기타 등등), 테이블 및 식자재 도구(밥, 반찬의 그릇, 수저, 젓가락 등)의 적절한 소재와 청결함 등이며 셋째, 시스템적 서비스로 고객이 음식점을 이용할 때 얼마만큼 고객이 이용하기에 편리한 구조로 구성되었는지 즉, 고객 중심적인 구조로 되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나는 언제나 음식점의 서비스를 평가하지는 않는다. 사례와 같이 기대하지 않았던 서비스를 받았을 때 습관적으로 ‘다른 부분의 서비스는 어떨까’ 하는 몸에 밴 전공 의식으로 자세히 둘러보는 버릇이 있다.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계산하고 나오면서 주인에게 이런 부분을 이렇게 수정하면 더욱 좋겠다고 살짝 귀띔하곤 했다. 그렇다고 아무 식당이나 불쑥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 전반적으로 고객중심적인 식당으로서 조금의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경우 아쉬운 마음으로 어쩌다 이야기 할 뿐이다.
이번에 방문한 음식점의 평가는 그다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너무나 고객 중심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음식점의 서비스 품질을 평가하는 모든 부분이 너무나도 완벽했다. 몇 가지 언급하자면, 음식점 입구의 인적 서비스와 분위기 또한 들어가는 입구에 손을 닦을 수 있는 작은 세면대와 일회용 위생 타월, 원산지 표기(의무사항이지만 고기뿐만 아니라 식자재 포함), 종사원들의 친절함, 종사원들의 유니폼, 더욱 친절한 주인, 주방의 청결함, 일반 음식점과 동일한 가격 등등이다.
내가 살아오면서 이같이 완벽에 가까운 식당은 근래 처음이었다. 너무 즐거운 식사, 아니 만찬을 마치고 즐거운 마음으로 속초와 강릉의 볼 일을 보고 강릉에서 국도를 이용해 원주 쪽으로 출발, 집으로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그 음식점의 서비스를 못 잊어 다시 방문할 요량으로 일부러 속초방향으로 운전대를 돌렸다. 감동적인 서비스란 이같이 고객의 마음 아니 사람의 원초적인 마음까지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