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3당, 고시 철회 거듭 촉구
국회 공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27일 미국 쇠고기 장관고시를 둘러싸고 한치의 양보없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 단독 개원 가능성을 내비쳤고, 반면 통합민주당 등 야3당은 고시 철회를 거듭 촉구하며 경찰의 촛불집회 강경대응을 비난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입법부가 파업을 함에 따라 헌법정지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국회 공전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개원 문제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오는 30일 의원 총회를 열어 단독 개원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 파업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가축법에 대한 크로스보팅 검토 등 야당에 줄 것은 다 줬는데도 계속 엉뚱한 요구만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개원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 법정 사항”이라며 “일단 개원한 뒤 원구성이 협상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30일 의총에서 단독 개원 방침을 확정한 뒤, 이후 원구성을 놓고 야당과 협상에 들어가는 ‘강공법’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장관고시를 강행하고 이에 저항하는 국민들에게 물대포로 응수하는 것은 공안정국으로 돌아가려는 자세”라고 비난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국민을 억지로 누르거나 속이려 하지 말고, 일부 보수세력을 앞세워 좌우 갈등으로 사태를 발전시키지도 말라”고 경고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검역주권을 지키지 못하고 행정절차법을 위반한 쇠고기 장관고시는 원천무효”라면서 “앞으로 법적·제도적 투쟁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 들어가 적극적인 입법활동을 하고 시시비비를 따지고 싶지만 가축법 개정안에 대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약속을 받고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이명박 정부 불신임을 선언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과 출하, 유통을 막겠다”며 투쟁 수위를 더욱 높였다.
이런 가운데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집회가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경찰에 집단폭력을 가한 사람들은 이미 시위군중이 아니라 폭도”라고 비난했다.
이 총재는 또한 “촛불집회로 문제를 풀 수 없고 국회에서 풀어야 한다”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등원을 촉구했다.
/강해인·김재민기자 hika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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