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기술 수준에 맞춰 갖는 것 같습니다. 우리 기술을 가지고 해외시장에서 부딪쳐 싸워보겠다 는 생각입니다. 가능성이 보이는데 안할수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리누딕스㈜는 좋은 기술을 가지고도 자금력이 없어 고민해야 했던 기업이다. 그러나 현재 보다는 꿈을 위해 투자하는 기업이다. 무선 신용카드 조회기와 네트워크 카메라 생산업체인 리누딕스 김광수 대표는 “당장 먹고 사는 문제보다 미래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기업으로의 출발
지난 2000년 9명의 동료가 모여 창립한 리누딕스는 처음부터 수출을 목적으로하는 회사로 시작했다.
국내 시장도 중요하지만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싶어서 였다. ‘무선시장이 상당히 괜찮을 줄 알았다’는 김 대표는 “해외 시장에서 우리 기술이 인정받을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고 창립 당시를 회고했다.
신용카드 조회기를 만들면서 2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하는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과를 얻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려야 했다.
기존 국내시장이나 해외시장 모두 쟁쟁한 외국 회사들이 이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외시장에서 인정받기위해서는 각종 인증을 받아야 했지만 국내 중소기업으로서는 이같은 인증을 받기위한 상당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큰 부담으로 엄두를 내기 쉽지 않은 실정이었다.
▲기술이 우선이다
그러나 리누딕스에게는 기술이란 무기가 있었다.
생산하는 신용카드 조회기의 경우, 국내용 단말기와 해외용 단말기는 큰 기술차이가 있다.
국내 시장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모두 갖춘 완제품을 제공해야 하지만 해외시장은 바이어들 자신들이 원하는 조건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시장용이 기성품이라면 해외시장용은 컴퓨터 같은 자체 프로그램이다. 물론 국내용보다 해외용에 들어가는 기술이 보다 첨단적이다. 시장별 차이도 있다. 무선 신용카드 조회기는 기본적으로 금융권이 큰 시장이다.
비금융권인 콜롬비아, 남아공, 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 등 5개 국으로 이미 수출하고 있지만 휴대용 로또 판매기 등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더 인정받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유명 금융권에서 리누딕스의 제품을 사용해야 된다.
그것이 바로 리누딕스 김 대표가 원하는 기술력이다.
김 대표는 “제3국가의 경우, 인증이 중요하지 않아 비교적 쉽게 진출했지만 그보다는 선진국에서 인정받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며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좋은 기술이 있는데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시련 후의 결과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의 회생특례자금을 지원받은 리누딕스는 안을 들여다 보면 튼튼한 기업이다.
좋은 기술력에 대기업 납품까지 여러가지로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런 리누딕스가 회생특례 자금까지 지원받은 이유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과 인력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년간에 걸쳐 전국 SK주유소에 리누딕스 제품을 보급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지만 이전까지는 월급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열악한 재정상태속에 모든 것을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했었다. 그러던 중 휴대폰 시스템인 CDMA방식을 이용해 개발한 무선 단말기가 국내 기업들로 부터 호응을 얻기 시작했고, 몇달만에 동일 분야에서 최고라는 평가가 내려졌다.
▲꿈과 현실
김 대표는 대기업에 납품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망설였다고 한다. 국내 시장을 신경쓰다가는 해외인증작업이 늦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시 넉넉한 환경이 아니였던 김 대표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김 대표는 “SK주유소를 수주하는 바람에 현금이냐 미래냐 가운데 고민하다가 현실을 선택했다”며 “생산 자금이 없어 중진공으로부터 알토란 같은 3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은 것이 회생의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결국 주유소 프로젝트를 다 끝낸 뒤 들어오는 돈으로 미래를 위해 준비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현실을 선택하게 한 것이다.
그는 “해외 빅3사가 차지하고 있는 해외시장에서 ‘맞장(?)’한번 뛰어보고 싶다”며 “리누딕스에 있어 국내시장은 그저 먹고살기위한 하나의 방법이고, 꿈을 이루기 위한 기반이지, 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험 같은 꿈
해외인증은 기술보다는 시간과 돈이고, 인력이다. 인증비용과 컨설팅비용, 현장 체제비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감당할 수가 없다. 또 신용카드 단말기는 개인 정보와 직결되기 때문에 데이타가 보호받을 수 있느냐가 가장 큰 핵심이고, 비밀을 보장할 수 있느냐가 없느냐가 기술이다. 리누딕스 단말기는 외부에서 조금이라도 무리한 힘을 가해지면 데이터가 자동 삭제된다.
이런 기술까지 개발했는데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인증 작업 자체가 상당한 모험이자 꿈”이라며 “현재 금형까지 다 나왔고, 제품 테스팅 중에 있어 그것 완료되면 인증기관에 의뢰할 수 있어 바라던 꿈에 거의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없던 것에 도전하는 것도 아닌데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꿈은 기술 수준에 맞춰서 꾸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고, 현실 보다는 미래를 보면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장충식기자 jc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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