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공유화의 이익은 누구 몫일까
지난해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뜻밖의 대상을 선정해 화제를 모았어요. 주인공은 바로 ‘당신(You)’이었어요. 인터넷 공간에 이용자제작 콘텐츠(UCC)를 열심히 보탠 ‘당신’이 2006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것이죠. 또한 타임은 지난해 ‘올해의 발명품’으로 미국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www.youtube.com)를 꼽았어요.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유튜브는 평범한 20대 남성 3명이 만든 동영상 공유 사이트죠. 2005년 문을 연 유튜브는 동물원 비디오 한 편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하루방문자수가 1천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요. 하루에 재생되는 동영상수도 1억개에 달하고 있죠. 유튜브가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로 성장하자 미국의 검색회사인 구글은 유튜브를 16억 5000만달러(1조5500억원)에 인수했어요.
예전에는 개인들이 인터넷상에서 각자 필요한 정보를 무료로 나누는데 그쳤어요. 하지만 유튜브는 개인들이 만든 정보공유의 장을 열고 광고를 유치해 경제적 이익을 누렸어요. 이처럼 과거와는 달리 최근 들어서는 인터넷 정보의 공유화가 기업의 이익으로 이어지기도 해요.
그런데 정보의 공유화는 무료로 이뤄져야 하고 영리적 목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있어요. 교과서에 나온 문제를 보면서 정보의 공유화가 경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타당한지 그렇지 않은지 함께 생각해 볼까요?
※다음과 같은 주장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자.
정보와 지식의 생명은 나누고 공유하는 데 있다. 따라서, 정보와 지식은 돈을 주고받지 않고 교환해야 한다. 그 보상은 물질이 아니라 심리적 보람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은 영리적인 기업가가 아니라 무상의 봉사자에 의해 운영되어야 하며, 어떤 조직에 의해 통제되거나 조정되어서는 안된다.
1. 위의 주장에 대하여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찬성 (뺖) 반대 (뺖)
2. 그 근거는 무엇인가?
정보화로 인해 산업의 구조는 재화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의 생산으로 바뀌고 있다. 다시 말해서, 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산업 생산보다 정보를 중심으로 하는 지적서비스 생산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여기서 정보란, 인간의 지적활동의 결과로 얻어지는 무형의 생산물을 의미한다. 책이나 신문 등 인쇄매체를 통해 제공되는 생산물은 물론, 텔레비전이나 비디오와 같은 영상 매체를 통해 제공되는 것, 라디오와 같은 음성 매체를 통해 제공되는 것 등이 모두 정보에 포함된다.
그러면 정보화 시대에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여겨지는 정보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일반 제조업 생산품과는 달리 정보는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닌다.
-정보는 남에게 전하거나 판매를 해도 없어지거나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 남는다.
-정보는 대량 생산이 필요하지 않다. 하나의 정보로써 모든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정보를 다른 정보와 합치거나 그 일부를 빼거나, 형태를 바꿈으로써 얼마든지 새로운 정보를 바꿀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가지는 정보가 크게 중시되면서 육체노동이나 기술보다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기능이 사회적으로 더욱 주목을 받게 되었다. < 고등학교 도덕 - 교육인적자원부 - 10쪽 >
교과서는 정보를 “인간의 지적 활동의 결과로 얻어지는 무형의 생산물”이라 해요. 간단히 말해 정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 우리가 생각해 낸 모든 것인 셈이에요. 그런데 교과서가 언급하고 있듯이 정보의 여러 특징은 노동에 대한 우리의 가치 판단과 산업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육체 노동만을 노동으로 인식했던 데 반해 최근에는 정보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활동도 노동으로 꼽히고 있죠. 그리고 기존의 산업에서는 여러 사람이 일정한 장소에 모여 함께 노동했지만 지식 산업에서는 소수 혹은 1인이 특정한 장소가 아니더라도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활동이 가능하게 됐어요. 한번 만들어진 정보는 없어지거나 줄어들지 않고 하나의 정보로도 많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고 창조적으로 만들어낸 정보는 물론 남이 만들어낸 정보를 변형해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낼 수도 있으니까요.
교과서에 따르면 정보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예요. 먼저 한 번 만들어진 정보는 없어지거나 줄어들지 않아요.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물건의 경우 시간이 흐르거나 사용을 하면서 마모되거나 아예 사라지죠. 하지만 정보는 그렇지 않아요. 또한 정보는 남에게 전해지거나 판매되어도 그대로 있죠. 예를들어 블로그에 내가 만든 정보를 올렸더니 누군가가 그 정보를 퍼갔다고 해봐요. 그렇더라도 원래 정보는 없어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어요.
그래서 정보는 대량 생산을 할 필요가 없어요. 내가 만든 정보가 남의 손에 들어간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정보는 무한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같은 정보를 여러개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죠.
무한복제를 통해 같은 정보가 대량으로 생산되는가 하면 하나의 정보가 다른 정보와 만나 새로운 정보를 만들기도 해요. 또한 하나의 정보에서 어떤 부분을 삭제하거나 다른 정보를 보태거나 형태를 바꿈으로써 새로운 정보를 낳기도 하죠.
이러한 정보의 특징들은 정보의 산업화를 이끌었어요. 정보의 산업화는 엘빈 토플러가 이미 예견한 바 있어요.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미래학자인 토플러는 1980년에 쓴 자신의 저서 《제3의 물결》을 통해 미래사회가 정보화 사회로 바뀔 것이라 내다봤어요. 토플러가 말한 ‘제3의 물결’ 즉 정보화를 통해 생겨난 산업은 정보를 중심으로 한 지적 서비스 산업이에요. 정보화란 말의 뜻이 가물가물하다고요? 교과서는 정보화에 대해 이렇게 설명해요.
일반적으로 정보화란, 정보 통신 기술을 사회 생활의 각 부문에 응용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정보처리능력이 획기적으로 증대된 컴퓨터, 통신 속도를 극대화시킨 광섬유와 인공 위성의 등장은 현대 사회에 정보화라는 새로운 현상을 출현시켰다. 미래학자 토플러는 이러한 정보화를 가리켜 농업 혁명(제1의 물결)과 산업 혁명(제2의 물결)에 뒤이은 ‘제3의 물결’이라고 말한 바 있다.
< 고등학교 도덕 - 교육인적자원부 - 9쪽 >
설명이 다소 딱딱하게 보일 수 있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정보화’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더구나 ‘정보화’는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기도 하고요. 핸드폰을 통한 정보 교환이나 인터넷 상에서의 정보 습득과 커뮤니케이션도 정보화의예라 할 수 있어요.
이처럼 정보의 산업화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정보가 지니는 여러 특징들 때문에 정보는 결코 산업화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특히 인터넷상에서 만들어지는 정보와 지식은 나누고 공유될 때 생명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해요. 인터넷은 정보에 대한 자유접근이 생명인 세계니까요. 또한 인터넷에서의 정보와 지식은 인터넷 상의 다른 정보와 지식과 만나 더 유용한 정보와 지식으로 거듭나기도 해요. 이 때문에 정보의 산업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정보와 지식은 무료로 교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요. 더불어 인터넷은 영리적인 기업가가 아니라 무상의 봉사자에 의해 운영되어야 한다고 말하죠. 그들은 인터넷이 어떤 조직에 의해 통제되거나 조정되어서도 안 된다고 해요. 정보의 공유화를 주장하는 것이죠. 인터넷이 통제되거나 조정되어서는 안되는 이유를 교과서는 이렇게 설명해요.
이러한 인터넷은 여러 네트워크가 서로 자발적으로 연결되어 이루어졌기 때문에, 포괄적인 지배력을 가지는 특정한 관리자가 등장하기 어렵다. 따라서, 인터넷에 의한 정보의 확산은 중앙 집권적이고 수직적인 조직 원리를 분권적이고 유연한 조직 원리로 나아가도록 촉진시킨다.
예를 들어, 인터넷의 활성화는 중앙 정부에 집중되어 있는 권력을 분산시키고, 가상 공간의 공동체와 시민 사회의 영향력을 강화시킨다. 이처럼 정보화는 새롭고 다양한 인간관계의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 < 고등학교 도덕 - 교육인적자원부 - 11쪽 >
인터넷에서의 정보는 이용자의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참여로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런 형태로 정보가 생산되고 유통될 때 인터넷과 인터넷의 정보는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예요.
하지만 정보의 공유화가 이뤄져서는 안되며 정보도 충분히 산업화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정보의 공유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정보에도 소유권이 있고 처음 정보를 만들어낸 주인에게 그 권리와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말해요. 특히 정보를 만드는 데에도 노동력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설명하죠. 실제로 모 인터넷 게임 업체는 이용자들이 정품을 사지 않고 공유화된 게임만을 사용하려 해 큰 피해를 입기도 했어요.
정보의 공유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정보가 무상으로 공유될 경우 정보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도 지적해요. 현재 인터넷에서는여러 정보의 일부를 모아서 하나의 새로운 정보를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그 과정에서 원래 정보들의 의미가 손상될 수도 있고 원래 정보와 상관없는 엉뚱한 정보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런 이유로 인터넷 정보에 대해서도 지적재산권이 인정되고 보호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요. 최근에는 정보뿐 아니라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여러 콘텐츠의 지적재산권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해요. 대표적으로 온라인 음악서비스업체인 ‘소리바다’의 경우를 꼽을 수 있어요. 소리바다는 개인대 개인간(P2)에 음악 파일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요. 2000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소리바다는 음악을 좋아하는 많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사랑을 받았어요. 그러다 2002년 소리바다는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서비스 중지 결정을 받아요. 이후 소리바다는 유료로 서비스를 제공했어요. 그러자 소리바다를 이용했던 상당수의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했어요.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무료로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소리바다의 장점이자 매력이었는데 그것이 사라지자 더이상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러나 음반업체들은 소리바다의 서비스가 유료로 이루어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해요. 또한 각 음악의 저작권이 음반업체에 있으니 서비스 제공시 어느 정도의 대가를 자신들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말하죠. 음반업체들중에서는 최근 한국음악의 침체가 소리바다처럼 무료로 음악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업체들 때문이라 지적하기도 해요.
이처럼 정보 사회로 접어든 요즘 정보의 공유화를 두고 찬·반주장이 엇갈리고 있어요. 과연 정보는 무료로 공유화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유료로 공급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정보 공유화의 이익은 누구의 몫이어야 할까요?
/김경미 유레카논술 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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